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225회 김선자, 돈과 독이 남긴 충격

5월 21일에 방송된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225회 ‘돈과 독’ 편에서는 평범한 음료 한 잔이 연쇄 돌연사로 이어진 김선자 사건의 전말이 공개됐다.

버스 안에서 시작된 의문의 죽음

사건은 서울 시내버스 안에서 한 여성이 갑작스럽게 경련을 일으키고 쓰러지면서 시작됐다. 평소 큰 지병이 없던 피해자가 거품을 물고 숨지자 현장은 혼란에 빠졌지만, 처음에는 원인을 쉽게 짚어내지 못했다.

비슷한 죽음은 한 번으로 끝나지 않았다. 또 다른 중년 여성이 버스 안에서 의식을 잃었고, 종점에 도착한 뒤에도 내리지 않은 승객이 숨진 채 발견되는 등 평범한 이동 공간에서 납득하기 어려운 돌연사가 이어졌다.

피해자들에게는 뚜렷한 외상이 없었다. 부검에서도 명확한 사인이 바로 드러나지 않았지만, 위 일부가 손상된 흔적이 남아 있어 단순 급사로만 보기 어려운 정황이 쌓이기 시작했다.

마지막 행적에 남은 음료 한 잔

수사의 흐름은 피해자들의 마지막 행적을 맞춰보는 과정에서 바뀌었다. 숨진 이들은 사망 직전 특정 인물과 함께 있었고, 그 자리에는 드링크나 차처럼 누구나 쉽게 받아 마실 수 있는 음료가 있었다.

피해자들은 음료를 마신 뒤 어지럼증과 경련 증세를 보였다. 버스와 목욕탕, 다방처럼 일상적인 장소가 반복적으로 등장하면서 수사팀은 우연이 아니라 누군가 의도적으로 접근했을 가능성에 주목했다.

용의선상에 오른 인물은 김선자였다. 주변 사람들은 그의 곁에서만 이상한 죽음이 반복된다고 말했고, 사망자들이 이웃과 지인에 그치지 않고 친족으로까지 이어진다는 점은 사건의 잔혹성을 더했다.

가족까지 향한 돈의 집착

김선자의 범행 대상에는 가까운 가족도 포함됐다. 원고에서 드러난 것처럼 사망자 중 한 명은 친동생이었고, 또 다른 피해자는 12촌 시누이였으며, 친아버지 역시 음료병을 들고 있던 상태로 숨졌지만 당시에는 자연사로 처리됐다.

친아버지의 죽음은 별도 부검 없이 넘어갔고, 이후 한 달 만에 친동생이 숨지는 일이 벌어졌다. 가까운 사람의 죽음 앞에서도 김선자는 금품과 고가 물건을 챙기는 정황을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 과정에서 피해자들이 사망한 뒤 사라졌던 물건들이 김선자의 주변에서 확인됐다. 돈을 빌린 관계, 채무 압박, 금품 절취 정황이 얽히면서 음료 한 잔 뒤에 숨은 범행 동기가 점차 선명해졌다.

청산염 18g이 드러낸 결정적 증거

정밀한 부검 결과 일부 피해자의 사인은 청산염 중독으로 밝혀졌다. 김선자의 집에서는 청산염 18g이 발견됐고, 이는 약 90명에 달하는 치사량으로 설명되며 사건의 충격을 키웠다.

수사팀은 이미 숨진 피해자들의 시신까지 다시 확인하는 어려운 절차를 거쳤다. 매장됐던 시신에서 독극물 성분이 검출되면서, 단순 돌연사로 묻힐 뻔했던 사건은 연쇄 독살 사건으로 방향을 바꿨다.

기적적으로 살아남은 피해자도 있었다. 김선자가 건넨 율무차를 마신 한 여성은 어지럼증과 구토 증세를 겪었지만 가까스로 집으로 돌아갔고, 다음 날 의식을 회복하며 유일한 생존자가 됐다.

끝까지 인정하지 않은 태도

재판 과정에서는 김선자의 비정한 태도도 드러났다. 친동생을 살해한 뒤 명품 가방을 챙기거나, 피해자 집을 찾아가 금품을 훔치고도 태연하게 거짓말을 한 정황은 리스너들의 분노를 불렀다.

정시아는 친족까지 노린 범행에 “사람이길 포기했다, 사람의 탈을 썼다”고 분노했다. 안신애는 “인간이 어떻게 이럴 수 있나”라며 충격을 감추지 못했고, 손태진은 “김선자에게 돈은 자신의 독이 아니었을까”라고 짚었다.

김선자는 결국 강도살인 혐의로 사형을 선고받았지만 끝까지 범행을 인정하지 않았다. 사형 집행 직전까지도 억울함을 호소한 태도는 사건이 남긴 공포와 분노를 더 크게 만들었다.

가장 평범한 음료가 사람을 겨눈 도구가 됐다는 점에서 이번 이야기는 일상의 안전감까지 흔들었다. 돈을 향한 욕망이 가족과 지인의 생명까지 삼킨 이 사건에서 무엇이 가장 끔찍하게 다가왔을까.

김선자 사건은 범행 수법의 잔혹함보다 더 깊은 질문을 남겼다. 사람이 돈을 좇는 순간 어디까지 무너질 수 있는지, 그리고 의심 없이 건네받은 일상의 호의가 어떻게 비극으로 바뀔 수 있는지를 되묻게 했다.

출처: S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