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온다’ 박유나, 냉정한 현실주의 뒤 감춰진 가족 결핍

박유나는 KBS 2TV 주말드라마 ‘사랑이 온다'(연출 홍석구 / 극본 이경희 / 제작 몬스터유니온, 콘텐츠지)에서 안희연이 연기하는 언니의 연년생 동생이자 엘리트 의사로 활약 중이다.

철저한 현실주의

박유나가 연기하는 인물은 자신의 미래와 이해득실을 무엇보다 우선하는 철저한 현실주의자다. 돈과 배경이 사라진 남자친구에게 미련 없이 이별을 통보하는가 하면, 학교를 그만두려는 동생 역 배윤규에게 가족들이 자신의 평균을 깎아 먹는다고 독설을 날린다.

언니의 연애와 자신의 결혼에서도 사람을 끊임없이 조건과 수준으로 평가한다. 자신의 삶에 도움이 되는지를 기준으로 사람과 관계를 바라보는 냉정한 태도는 매회 얄미움을 더하고 있다.

가족을 향한 독설

특히 가족을 향한 거침없는 언행은 시청자들의 분노를 제대로 자극한다. 가족을 ‘치부’라고 표현하는가 하면, 자신의 결혼을 위해 살아 있는 아버지를 죽었다고 둘러대는 대담함까지 보인다.

여기에 윤유선이 연기하는 친엄마의 재벌 남편으로 등장하는 권해효에게 상견례와 결혼식에서 아버지 역할까지 부탁한다. 자신이 원하는 결혼 조건을 지키기 위해 가족 관계까지 필요에 따라 정리하려는 태도가 인물의 냉정한 면을 선명하게 보여준다.

하지만 박유나가 그려내는 인물을 단순히 ‘밉상’으로만 보기 어려운 순간도 곳곳에서 포착된다. 제비 일을 하게 된 동생 역 배윤규에게 앞에서는 냉정한 말을 퍼부으면서도 뒤에서는 걱정과 속상함을 감추지 못한다.

가족과 싸운 뒤 집을 나온 후 아무도 연락하지 않자 “그러고도 식구냐”고 서운함을 드러내기도 한다. 누구보다 가족을 밀어내면서도 결국 그 관계를 완전히 놓지 못하는 모순이 인물을 한층 입체적으로 만든다.

17년 묵은 결핍

그 배경에는 오랜 결핍도 자리한다. 17년 만에 다시 만난 엄마를 연기하는 윤유선 앞에서는 의사가 된 자신을 칭찬받고 싶어 하고, 자신을 품어주길 기대하는 영락없는 딸의 모습을 보인다.

그러나 선을 긋는 엄마에게 “무슨 엄마가 이래요”라며 눈물을 쏟는다. 냉정한 현실주의와 거침없는 독설 뒤에 오랫동안 채워지지 않은 상처가 자리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박유나의 섬세한 완급

박유나는 이처럼 ‘미움’과 ‘공감’의 경계를 오가는 인물을 생생하게 구현하고 있다. 가족을 향해 독설을 퍼부을 때는 서늘한 눈빛과 거침없는 말투로 얄미움을 극대화하고, 상처가 드러나는 순간에는 미세하게 흔들리는 시선과 표정으로 숨겨온 결핍을 섬세하게 풀어냈다.

단순한 악역도, 마냥 이기적인 인물도 아닌 만큼 박유나의 연기는 한쪽 감정으로 쉽게 규정되지 않는다. ‘왜 저래’라는 분노 뒤에서 가족을 향한 결핍이 계속 모습을 드러내는 가운데 박유나는 앞으로 이 복잡한 속내를 어떻게 변화시켜 갈까?

한편, 박유나가 출연하는 KBS 2TV 주말드라마 ‘사랑이 온다’는 매주 토, 일요일 저녁 8시에 방송된다.

사진 : 키이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