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극장 6446회 복사골 모녀 삼대 4부

뜨거운 햇살 아래, 경북 영천의 한 복숭아밭. 분홍색 트럭 한 대가 쉴 새 없이 오간다.

트럭 주인은 귀농 12년 차 농부, 김은희(54) 씨. 콧노래를 부르며 복숭아밭으로 달린다.

남편의 사업 부도로 모든 걸 잃고 돌아온 고향에서 복숭아를 키우며 다시 희망을 일궈냈다. 복숭아를 따며 체험농장도 운영하고 후배 농업인들의 멘토까지 자처하는 은희 씨.

24시간이 모자라는 그녀의 밭에는 특별한 일꾼들이 있다. 60년 경력의 농부 선생님 엄마 최순조(76) 씨, 그리고 새내기 농사꾼 딸 김미래(29) 씨.

엄마에게서 딸로, 딸에게서 손녀로. 복숭아밭에 함께 뿌리내린 세 모녀의 이야기.

복숭아 향기 가득한 밭에서 복사골 세 모녀의 달콤한 여름이 시작된다.

9월 3일에 방송되는 KBS1 ‘인간극장’ 6446회 ‘복사골 모녀 삼대 4부’에서는 수확철을 함께 버텨온 세 모녀에게 순조 씨의 무릎과 은희 씨의 중요한 강의라는 새로운 하루가 찾아오는 모습이 공개된다.

절망 끝에서 돌아온 딸, 복숭아 농부가 되다

뜨거운 태양 아래 복숭아가 무르익는 계절. 농부 은희 씨의 하루는 이른 새벽에 시작해 자정이 넘어서야 끝이 난다. 여문 복숭아를 따고 크기별로 선별해 포장하고 주문 전화를 받아 택배를 보내는 일까지 쉴 틈이 없다.

누군가에게 그저 무더운 여름이지만, 은희 씨에게는 일 년 수고의 결실을 거두는 계절이다. 수확철에는 밭에서 복숭아를 따는 일만으로 하루가 끝나지 않고 선별과 포장, 주문 확인과 발송이 차례로 이어진다.

첫날부터 세 모녀의 여름은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농사일만으로도 바쁜 은희 씨가 농장 밖의 여러 일까지 챙기자 순조 씨와 언성이 높아졌고, 직원이 다치는 사고까지 겹치면서 복숭아 수확철의 팽팽한 긴장이 드러났다.

12년 전만 해도 은희 씨는 농부가 아니었다. 울산에서 덤프트럭 건설업을 하던 남편 김진곤(55) 씨와 함께 두 아이를 키우며 평범하게 가정을 꾸리고 살아갔다. 그러나 남편의 사업이 부도나며 가족의 삶도 한순간에 무너졌다.

결국 은희 씨는 두 아이를 떼어놓고 남편과 함께 고향 영천으로 돌아왔다. 갈 곳 없던 은희 씨를 받아준 것은 부모님이 평생 일군 복숭아밭이었다.

쓰러져 가는 빈집을 고쳐 살고 남의 밭일까지 하며 악착같이 버텼다. 그렇게 일하기를 어느덧 12년, 빈손으로 고향에 돌아왔던 딸은 어느새 자신의 농장을 일군 농부가 됐다.

사업 실패 뒤 다시 시작한 농사는 곧 가족의 생계이자 새로운 삶의 기반이 됐다. 부모가 평생 지켜온 밭에서 일을 배우고 수확과 판매를 직접 책임지면서 은희 씨의 하루도 농부의 시간표로 바뀌었다.

복숭아보다 달콤한 세 모녀의 여름

새벽부터 시작해 해가 질 때까지 이어지는 고된 농사일. 그러나 은희 씨의 곁에는 든든한 지원군 두 명이 있다. 60년 경력의 베테랑 농부이자 은희 씨의 엄마 최순조(76) 씨, 그리고 2년 차 초보 농사꾼이자 은희 씨의 딸 김미래(29) 씨다.

순조 씨는 평생 농사일을 해온 탓에 무릎관절염 수술까지 받아야 할 지경이지만 밭일을 놓지 않는다. 딸 은희 씨가 일 좀 그만하라며 잔소리해도 소용없다.

급기야 순조 씨는 은희 씨 몰래 복숭아를 팔러 이른 새벽 오일장까지 나간다. 앞서 원피스까지 곱게 차려입고 사위 진곤 씨를 깨운 뒤 복숭아 상자를 싣고 길을 나섰던 이유도 직접 장터에서 복숭아를 팔기 위해서였다.

비밀은 오래가지 않았다. 결국 세 모녀가 오일장에 함께 모여 복숭아 판매에 나섰고 준비한 복숭아를 모두 팔아내며 완판의 기쁨을 맛봤다.

하지만 기쁨 뒤에는 걱정이 남았다. 쉬어야 할 몸으로 새벽부터 장터까지 나선 순조 씨의 무릎에 이상 신호가 찾아왔고, 못 말리는 엄마의 열정에 은희 씨의 속은 또 한 번 뒤집혔다.

한편, 귀농 전 대학병원 간호사로 일했던 미래 씨. 홀로 지내며 야위어 가는 딸이 안쓰러웠던 은희 씨는 2년 전 딸을 고향으로 불러 함께 농사를 짓기 시작했다.

미래 씨는 새내기 농부지만 할 말은 한다. 할머니에게도 포장은 예쁘게 하라며 잔소리하는 MZ 농부이고, 60년 농사 경력의 순조 씨와는 농사를 대하는 방식부터 차이를 보인다.

한 사람은 평생 해온 일을 좀처럼 손에서 놓지 못하고, 다른 한 사람은 오래 일하려면 쉬어야 할 때도 있다고 여긴다. 티격태격 싸우면서도 결국 함께 밭으로 향하는 모습에는 세대가 달라도 같은 복숭아밭을 지키는 세 모녀의 관계가 담긴다.

과연 모녀 삼대는 이 뜨거운 여름을 무사히 보낼 수 있을까? 수확과 판매, 건강 걱정이 한꺼번에 겹친 복숭아밭에서는 서로를 아끼는 마음이 잔소리와 실랑이의 형태로 드러난다.

복숭아 밭에서 미래를 그리다

절망 속에서 다시 찾은 복숭아밭이 환영만 해준 것은 아니었다. 귀농 초기, 거센 태풍에 애써 키운 복숭아를 한순간에 잃기도 했다.

많은 시련이 있었지만 은희 씨는 포기하지 않았다. 품종을 바꾸고 판로를 개척하며 실패 속에서 다시 일어섰고, 수년에 걸친 시행착오 끝에 복숭아밭을 안정궤도에 올려놓았다.

은희 씨의 일은 복숭아를 수확하고 판매하는 데서 멈추지 않았다. 많은 이들에게 농촌의 가치를 알리는 체험농장을 만들기로 하고 관련 교육을 찾아 들으며 정부 지원 사업도 알아봤다.

체험농장을 꾸릴 기반을 하나씩 마련해가는 과정은 농업을 단순 생산으로만 보지 않는 은희 씨의 다음 목표와 이어졌다. 자신이 직접 겪은 시행착오를 바탕으로 농촌에서 지속할 수 있는 일을 더 넓히려 했다.

배움에 대한 열정도 남다르다. 7남매로 자라 어려운 형편 때문에 일찍 접어야 했던 공부를 다시 시작해, 농사일을 마친 늦은 밤이면 책상 앞에 앉아 박사 논문을 준비한다.

농업 현장교수로 활동하면서 후배 농업인들에게 자신의 노하우도 아낌없이 나눈다. 자신이 헤매 온 길을 누군가는 조금 덜 헤매길 바라는 마음으로 수확 현장에서 얻은 경험과 실패 뒤 다시 일어선 과정을 다음 농업인들에게 전한다.

복숭아 수확과 체험농장 운영, 공부가 동시에 이어지는 만큼 은희 씨에게는 하루가 늘 빠듯하다. 2부에서도 복숭아 수확과 체험농장을 챙기면서 박사 논문 준비까지 이어가는 모습이 공개돼 농사 밖에서도 멈추지 않는 생활을 보여줬다.

오늘도 은희 씨는 배움을 나누며 농촌의 내일을 키워가고 있다. 부모에게서 물려받은 밭을 자신의 농장으로 일군 데서 더 나아가 딸 미래 씨와 후배 농업인에게 경험을 나누며 다음 시간을 준비한다.

4부 줄거리

심각해진 무릎에도 밭을 떠날 생각 없는 순조 할머니. 전날 오일장에서 복숭아를 모두 팔아낸 기쁨도 잠시, 쉴 틈 없이 일해온 무릎의 이상 신호가 본격적인 걱정으로 이어진다.

몸이 불편해도 순조 씨의 마음은 여전히 밭을 향한다. 평생 농사를 지어온 만큼 일을 내려놓는 것이 쉽지 않고, 딸 은희 씨가 쉬라고 해도 좀처럼 밭에서 손을 떼지 않는다.

손녀 미래는 할머니에게 밭일 졸업을 권한다. 대학병원 간호사로 일했던 미래 씨는 악화된 무릎에도 계속 일하려는 할머니를 지켜보며 이제는 몸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는 뜻을 전한다.

세 모녀가 같은 밭에서 일하지만 농사를 대하는 방식은 다르다. 순조 씨에게 밭일은 평생 이어온 생활이고, 미래 씨에게는 할머니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멈춤도 필요한 일이어서 두 사람의 마음이 다시 부딪힌다.

한편 중요한 강의를 앞둔 은희 씨는 엉뚱한 장소로 향한다. 농업 현장교수로 후배 농업인들에게 경험을 나누고 박사 논문까지 준비해온 은희 씨에게 강의는 복숭아밭 밖에서 이어지는 또 다른 일이다.

하지만 중요한 일정을 앞두고 은희 씨가 향하는 곳은 예상과 다른 장소다. 수확철 농장 일과 가족 걱정, 공부와 강의를 동시에 챙기는 은희 씨의 분주한 하루가 또 한 번 예상 밖의 방향으로 흐른다.

복사골 모녀 삼대의 하루는 오늘도 좌충우돌이다. 아픈 무릎에도 일을 놓지 못하는 할머니, 할머니를 쉬게 하고 싶은 손녀, 농사와 배움을 동시에 이어가는 딸이 한 밭에서 서로 다른 방식으로 가족을 지킨다.

3부에서 복숭아 완판 뒤 찾아온 순조 씨의 무릎 이상은 4부에서 ‘밭일 졸업’을 둘러싼 세대의 마음으로 이어지고, 은희 씨의 강의 준비까지 겹치며 세 모녀의 다른 생활 방식이 더욱 선명해진다. 일을 놓지 못하는 순조 씨와 쉬게 하고 싶은 미래 씨, 또 다른 배움을 향해 움직이는 은희 씨의 하루는 어디로 흘러갈까?

순조 씨의 밭일 졸업을 둘러싼 모녀 삼대의 실랑이와 중요한 강의를 앞둔 은희 씨의 뜻밖의 행선지는 9월 3일 목요일 오전 7시 50분에 방송되는 KBS1 ‘인간극장’ 6446회 ‘복사골 모녀 삼대 4부’에서 공개된다.

사진 : K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