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BC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에서 진정한 식구로 인정받기를 갈망하는 일명 ‘준(準)가족 부부’가 출연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지난 1월 5일(월) 밤 9시 방송한 MBC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이하 ‘결혼 지옥’) 151회에서는 진짜 가족으로 존중받지 못해 고독해하는 탈북민 아내와 그런 아내가 경제적인 이유로 자신에게 접근했다고 믿는 남편, ‘준가족 부부’의 사연이 공개됐다.
동호회 모임에서 만난 남편의 적극적인 구애로 부부의 연을 맺게 된 ‘준가족 부부’. 두 차례의 목숨을 건 탈북 시도 끝에 대한민국 품에 안긴 탈북민 아내는 이번이 네 번째 결혼이고, 남편은 사별의 아픔 끝에 현재의 배우자를 만나게 됐다고 전했다. 각자의 굴곡진 사연을 딛고 새로운 삶을 시작한 두 사람이지만 서로를 향한 의심으로 진정한 부부의 유대감을 느끼지 못한다며 오은영 박사를 방문했다.
두 사람 사이 갈등의 시작은 생활비였다. 아내는 남편이 매달 생활비 100만 원을 정해진 날짜에 주기로 약속했으나, 지난 9년 동안 단 한 번도 제날짜에 준 적 없다고 털어놓았다. 이에 남편은 수금이 늦어져 제날짜에 주지 못한 것이라고 반박했으나, 아내는 “이건 나에 대한 모욕이다. 100만 원 주면 될 일인데 방송까지 나오게 됐다. 오은영 박사님도 그냥 ‘100만 원 주세요’라고 하면 될 일 아닌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오은영 박사는 “여기는 채권추심하는 자리가 아니다. 생활비 100만 원 받으러 이 자리에 나왔습니까?”라고 아내를 강하게 질책한 뒤, 이 자리는 서로의 아픔과 힘듦을 이해하고 들어보는 자리라고 역설했다. 이어 오은영 박사는 험난한 탈북 과정과 불안정한 결혼 생활을 겪어온 아내에게 생활비는 곧 안정된 삶의 상징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집 명의 문제 또한 다툼의 원인이었다. 아내는 “남편이 함께 살던 집의 명의를 남편의 자녀들에게 넘기면서 자신에게 단 한 마디 상의도 없었다”라며 “나를 아내로 생각하긴 해?”라고 격분했다. 이에 남편은 사별 후 서류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일이라고 설명했지만, 아내는 남편이 당시 혼인신고를 차일피일 미루는 사이 집을 전처 사이의 자녀들에게 증여했다고 피력했다.
이러한 문제는 결국 불신으로 번졌다. 남편은 아내가 자신의 집이나 경제적인 목적 때문에 자신에게 접근했다고 의구심을 품었다. 반면, 아내는 “가족이라면 재산에 관한 건 소통해야 한다. 그런 기본적인 것도 모르나. 만약 내가 아이들에게 명의 넘기지 말라고 하면 당신도 나랑 살지 말아야 한다. 그 사소한 것 가지고 왜 말을 안 하냐고!”라며 눈물을 보이며 억울해했다.
뿐만 아니라, 남편은 아내가 중국에 있는 아들의 존재를 미리 자신에게 밝히지 않았다며 돈 때문에 자신을 만난 것 같다는 의심을 더욱 굳혔다. 하지만 아내는 “아들 있다는 것을 숨긴 적 없다. 내 명의의 집도 있는데, 내가 재산 보고 왜 이 사람을 만나겠나. 처음부터 시누이들이 나를 돈 노리는 꽃뱀으로 몰아가더라. 아직까지 가족으로 인정 못 받고 있다”라고 울분을 토했다.
아내는 남편이 사소한 일상이나 가족의 중요한 문제를 자신에게 전혀 나누지 않는다고 호소했다. 집 명의 이전뿐만 아니라, 남편의 아들이 독일에 간 소식을 친척을 통해 듣는다거나 가족의 경조사까지도 전혀 공유받지 못한다는 것. 하지만 남편은 아내가 관련한 이야기를 꺼낼 때마다 사별의 아픔을 언급하며 이야기의 핵심을 피했고, 갈등은 되풀이됐다.
오은영 박사의 힐링 리포트는 명쾌했다. 남편에게는 매달 생활비 자동이체를 통해 아내에게 상징적 의미인 생활비를 존중해줄 것을, 아내에게는 비장함은 내려놓고 거칠고 센 언어적 표현들을 덜어낼 것을 제안했다. 이어 부부의 사소한 일상을 장벽 없이 주고받으며 ‘준가족’이 아닌 진짜 가족으로 거듭나길 조언했다.
사진 : MBC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