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니발이 문 앞에 와 있다’ 고대 로마 시대에 아이들이 울면 훈육의 의미로 썼던 말이라고 전해진다. 어쩌다 카르타고의 한니발 장군은 무시무시한 존재가 된 걸까? 지중해 패권을 두고 카르타고와 벌인 전쟁 중에서 로마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2차 포에니 전쟁의 루트를 따라 떠난다. 첫 번째 도시인 토리노(Turin)에서 시작하는 여정! 관광안내소에서 한니발 군의 알프스 횡단 추정 루트를 확인하고, 유력한 후보지로 꼽히는 수사 계곡(Susa Valley)으로 향한다. 기원전 218년 카르타고의 한니발 장군은 코끼리 37마리와 약 5만 대군을 이끌고 스페인에서 출발해 알프스를 넘어 이탈리아 북부로 진입한다. 차량으로 진입할 수 있는 마지막 지점에서 마주한 계곡의 풍경! 한니발 장군의 심정으로 외쳐본다. “로마가 눈앞에 있다.”

토리노를 떠나 파비아 일대를 흐르는 티치노강(Ticino River)으로 향한다. 로마 집정관 스키피오와 한니발 군이 처음 맞붙은 ‘티키누스 전투’ 현장이다. 비 내리는 역사 속을 걸으며 전투의 한 장면을 떠올린다. 알프스 계곡의 작은 마을, 론코 카나베세(Ronco Canavese)에서 잠시 쉬어 간다. 겨울이면 눈이 많이 와 집마다 무겁고 평평한 돌로 지붕을 얹은 돌집이 독특한 풍경을 만든다. 작은 정육점의 주인은 직접 만든 살라미를 종류별로 꺼내주며 숙성 이야기를 들려준다.

계속되는 여정은 트라시메노 호수(Lake Trasimeno)다! 트라시메노 전투에서 안개 낀 협곡 지형을 이용한 한니발 장군에 로마군은 속수무책으로 당한다. 훗날 ‘매복 전술의 교과서’라 불린다. 호수 남쪽에 있는 파니칼레(Panicale)에서 우연히 만난 로마 출신 세르지오 할아버지의 초대를 받아 집 구경에 나선다. 요새처럼 지어진 집은 벽이 두꺼워 겨울에는 따뜻하고 여름에는 시원하다. 맛있는 토마토 파스타와 나누는 로마 전쟁사 이야기로 시간 가는 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