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월 1일에 방송되는 KBS2 ‘스모킹 건’ 156회에서는 2009년 경북 고령 못골 저수지에서 가방에 담긴 채 발견된 40대 여성 변사 사건과 정체불명의 ‘김 서방’을 추적한 수사 과정이 공개된다.
못골 저수지의 수상한 가방
2009년 5월 8일. 112 상황실로 다급한 신고 전화 한 통이 걸려 왔다. “여기 못골 저수지인데요. 가방이 하나 보이길래 열어봤는데… 이상해요.” 2주 전부터 저수지 한편에 놓여 있던 가방에서 심한 악취가 나기 시작하자 이를 이상하게 여긴 낚시꾼이 가방 한쪽을 찢어 안을 들여다봤다.
열린 틈 사이로 보인 것은 정체를 알 수 없는 빨간 천이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형사가 조심스럽게 천을 걷어내자 빨간 누비이불에 감싸진 여성의 시신이 모습을 드러냈다. 시신의 얼굴에는 속옷이 씌워져 있었고 손과 무릎, 목까지 목도리로 끌어당겨 웅크린 상태였으며, 부검에서는 목이 졸려 숨진 정황이 확인됐다.
9.2kg 돌과 피해자 신원
가방 안에는 약 9.2kg의 돌까지 들어 있었다. 시신을 물속에 가라앉히려 한 흔적으로 보이는 무거운 돌이 함께 발견되면서 누가 이 여성을 살해해 저수지에 유기했는지, 범인이 함께 감추려 했던 그날의 진실이 무엇인지가 수사의 핵심으로 떠올랐다.
지문을 통해 밝혀진 피해자는 40대 초반의 공선미 씨(가명)였다. 하지만 가족들과 오랫동안 연락이 끊겨 있었던 탓에 공선미 씨(가명)가 사라졌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조차 없었고, 실종 신고도 접수되지 않은 상태였다. 가족의 신고 없이 시작된 사건에서 수사팀은 피해자의 과거 행적과 주변 관계부터 다시 짚어야 했다.
사라진 김 서방 추적


수사팀이 찾아낸 유일한 연결고리는 6년 전 공선미 씨(가명)가 재혼할 사람이라며 가족들에게 소개했던 남성이었다. 가족들은 그의 정확한 이름을 알지 못한 채 ‘김 서방’이라고만 불렀다. 피해자가 살던 집에는 이미 다른 세입자가 들어와 있었고, 부부가 약 5개월 전 별다른 말 없이 짐을 정리해 사라졌다는 정황도 확인됐다.
추적 과정에서는 피해자 명의로 개통된 휴대전화 두 대가 서로 많은 통화를 주고받은 사실이 단서가 됐다. 피해자 명의 차량의 과속 범칙금을 낸 사람과 차량 처분 과정도 ‘김 서방’의 흔적을 좇는 연결고리로 이어졌고, 수사팀은 그가 일했던 곳과 주변 인물들을 하나씩 확인하며 신원을 좁혀갔다.
자칫 영영 물속에 묻힐 뻔했던 가방이 발견된 데 대해 이지혜는 “정말 천운이다, 피해자가 한을 풀어달라고 했던 것 같다”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안현모는 “피해자가 사망한 지 적어도 2주가 지났는데 찾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냐”며 오랫동안 실종 사실조차 알려지지 않았던 상황에 의문을 품었다.
판결과 양형의 질문



이날 방송에는 사건을 직접 수사했던 최성대 前 고령경찰서 형사팀장과 윤영남 前 경상북도경찰청 과학수사대 팀장이 출연해 신원 확인부터 정체불명의 ‘김 서방’을 찾아내기까지 치열했던 추적 과정을 생생하게 전한다. 범인의 신원이 드러난 뒤에는 피해자와 함께 살던 남성이 범행을 저지르고 시신을 저수지에 유기한 전말과 이후 12년형이 선고된 과정도 다시 짚는다.
또한 권현유 변호사는 범행 이후 내려진 판결을 살피며 ”살인사건에서 유족과의 합의를 양형에 어떻게 반영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차가운 저수지 속에 영원히 묻힐 뻔했던 한 여성의 죽음은 범인을 검거하는 데서 끝나지 않고, 살인사건의 처벌과 피해자 유족의 의사가 양형에 미치는 영향까지 생각하게 한다.
범인을 찾아낸 뒤에도 사건은 12년형 판결과 유족 합의의 양형 문제라는 또 다른 질문을 남겼다. 피해자의 신원을 밝히고 이름조차 몰랐던 ‘김 서방’을 좇은 수사 끝에 드러난 진실과 판결은 어떤 의미를 남겼을까?
못골 저수지에 버려진 여성의 신원을 확인하고 정체불명의 ‘김 서방’을 추적해 범행과 판결의 전말을 되짚는 과정은 9월 1일 화요일 오후 10시에 방송되는 KBS2 ‘스모킹 건’ 156회에서 공개된다.
사진 : K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