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9회 지성, 178억 장충금 ‘횡령 혐의’로 긴급 체포

8월 8일에 방송된 JTBC ‘아파트’ 9회에서는 지성이 태산건설 유치원 부실공사를 외부에 알린 뒤 장충금 178억 원을 조직적으로 빼돌렸다는 혐의를 뒤집어쓰고 경찰에 긴급 체포되는 과정이 공개됐다. 지성은 자신을 겨냥한 양심선언 영상이 퍼진 직후 류현경과 김원해를 먼저 피신시킨 뒤 현관문을 열고 수갑을 찼다.

장부 거절 뒤 원클럽 추적

지성은 집으로 돌아와 자신의 집에 몸을 숨기고 있던 류현경을 확인한 뒤 장부를 가지고 있던 하윤경에게 “감당할 수 있는 물건이 아닙니다”라며 장부를 넘겨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하윤경은 장부가 언니의 범죄 기록이면서 목숨을 지킬 수 있는 자료라고 판단해 건네주지 않았고, 지성은 장부를 직접 확보하는 대신 다른 길을 찾기로 했다. 장부를 둘러싼 정보가 박병은에게 넘어가면 류현경도 다시 위험해질 수 있는 상황이라 지성은 하윤경의 거절을 억지로 뒤집지 않았다.

정순원과 황희, 김규원은 지성에게서 플랜B 지시를 받았다. 세 사람이 추적할 대상은 박병은이 운영하는 ‘원클럽’이었고, 장부를 둘러싼 싸움의 방향도 박병은의 비밀 조직 쪽으로 옮겨갔다. 장부 한 권을 빼앗는 데 매달리기보다 박병은이 누구와 연결돼 움직이는지부터 확인하려는 선택이었다.

5억 제안 뒤 178억 폭로

박병은은 노정현을 시켜 하윤경 자매의 집을 뒤졌지만 장부를 찾지 못했다. 대신 류현경이 지성의 집에 숨어 있다는 사실과 지성이 함께 지내는 가족들이 실제 가족이 아니라 돈을 위해 묶인 비즈니스 관계라는 점을 알아냈고, 그 정보를 하윤경을 흔드는 데 사용했다. 장부 위치는 놓쳤지만 지성과 하윤경 사이에 아직 말하지 않은 사정이 있다는 점을 먼저 잡아낸 셈이었다.

5억 원을 앞세운 제안은 하윤경 앞에서 바로 막혔고, 금액이 커져도 하윤경의 선택은 바뀌지 않았다. 하윤경은 “너구나, 우리 언니 죽이려고 한 놈이?”라고 맞선 뒤 “자기 일해준 사람을 죽이려고 하는 오너를 뭘 보고 믿어요?”라고 되물으며 박병은과의 거래를 거절했다. 그러자 박병은은 지성이 장충금 178억 원을 차지하기 위해 아파트에 들어왔고 하윤경까지 이용한 것이라고 말해 지성에 대한 의심을 심었다.

하윤경은 곧바로 지성을 찾아가 자신에게 숨긴 목적이 무엇인지 따졌다. 지성도 “당신도 돈이 필요해서 내 와이프 연기한 거잖아”라고 맞받아치면서 두 사람은 서로가 돈 때문에 상대를 이용했다는 말을 주고받았다. 하윤경에게는 5억 원 제안보다 지성이 처음부터 178억 원을 노리고 자신에게 접근했다는 박병은의 말이 더 크게 남았고, 지성 역시 처음부터 모든 사정을 털어놓지 못했던 부분을 피하지 못했다.

류현경은 자신이 죽을 뻔했을 때 지성이 살려준 사람이라고 설명하며 지성을 두둔했다. 김원해도 지성이 사람을 외면하지 못하는 모습을 짚었고, 지성은 그 말을 되새긴 뒤 하윤경에게 정진영의 존재와 자신이 돈을 노리고 아파트에 들어오게 된 사정을 털어놓았다. 결국 지성이 자신의 행동을 사과하면서 하윤경도 말을 들었고, 두 사람의 충돌은 멈췄다.

유치원 균열 영상 공개

문소리는 임차인 동대표들과 밤에 단지를 돌다가 유치원 외벽에 난 거대한 균열을 발견했다. 외벽뿐 아니라 유치원 안에서도 부실공사를 의심할 만한 정황이 이어지자 지성은 주민들에게 이 사실을 공개하자고 제안했지만, 일부 동대표들은 집값이 떨어질 수 있다며 반대했다. 아이들이 머무는 공간의 안전 문제보다 아파트 가격을 먼저 걱정하는 의견이 나오면서 주민회의 안에서 해결하기도 어려워졌다.

지성은 박병은의 ‘원클럽’이 법조계뿐 아니라 정치권과 언론계까지 연결돼 있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주민회의 안에서만 문제를 꺼내서는 막힐 수 있다고 판단한 지성은 정체를 숨기고 활동해온 100만 유튜버 정이랑의 채널을 이용했고, 태산건설의 유치원 부실공사 내용을 영상으로 제작해 외부에 공개했다. 기존 언론이나 내부 절차에 기대지 않고 많은 사람이 바로 볼 수 있는 채널을 택해 균열과 부실공사 정황을 직접 알렸다.

영상이 퍼지자 태산건설을 향한 주민 항의가 커졌고, 원클럽 안에서도 박병은에게 문제를 정리하라는 압박이 들어왔다. 박병은은 지성이 자신의 연결망을 피해 곧바로 대중에게 부실공사를 보여준 사실에 분노했고, 유치원 문제를 둘러싼 싸움은 아파트 안을 넘어 박병은의 사업까지 건드리기 시작했다. 지성이 공개한 영상 하나가 주민들의 항의와 원클럽 내부 압박을 동시에 불러오면서 박병은도 더는 유치원 문제를 조용히 덮기 어려워졌다.

178억 횡령 혐의 긴급 체포

그러나 아파트 게시판에 정승길의 양심선언 영상이 올라오면서 지성이 만든 흐름은 즉시 뒤집혔다. 정승길은 지성과 류현경이 장충금 178억 원을 조직적으로 횡령했다고 주장했고, 게시판 영상이 퍼진 뒤 경찰까지 아파트로 들어왔다. 유치원 부실공사를 공개했던 지성은 몇 시간 만에 178억 원을 빼돌린 혐의를 받는 사람으로 몰렸고, 주민들에게 문제를 알린 영상보다 자신을 겨냥한 횡령 주장이 먼저 경찰 수사로 이어졌다.

경찰이 집 앞까지 오자 지성은 류현경과 수배 중인 김원해가 먼저 빠져나갈 수 있도록 움직였다. 두 사람을 피신시킨 뒤에는 도망치지 않고 스스로 현관문을 열어 경찰을 맞았으며, 경찰이 수갑을 채우는 동안에도 집 안에서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하윤경과 동생들에게 앞으로 나오지 말라는 뜻으로 시선을 보냈다. 자신이 체포되는 순간에도 다른 사람들이 경찰 앞에 노출되지 않도록 먼저 정리한 뒤 혼자 문밖으로 나간 것이다.

서랍 속 낡은 사진

박병은은 지성이 정진영을 살리기 위해 계속 움직였던 일을 떠올린 뒤 회장실 서랍 깊숙한 곳에 넣어둔 사진을 꺼냈다. 사진에는 허름한 집 앞에 선 어린 소년과 어머니가 담겨 있었고, 박병은은 끝까지 버텨도 결국 사진 한 장만 남는다는 취지로 혼잣말을 하며 사진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 지성을 비웃는 말처럼 들렸지만 사진 속 어린 시절과 어머니를 오래 바라보는 행동은 박병은 자신도 과거의 한 장면을 여전히 버리지 못했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낡은 사진을 바라본 박병은의 말은 정진영을 포기하지 않았던 지성의 선택과, 결국 수갑을 차면서도 류현경과 김원해부터 피신시킨 행동을 다시 떠올리게 했다. 유치원 부실공사를 세상에 알린 직후 178억 원 횡령 혐의로 끌려가면서도 하윤경에게 나서지 말라는 눈빛을 보낸 순간이 지성의 선택을 가장 선명하게 보여준 장면이었을까?

사진 : JT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