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랑스 부르고뉴의 시골 마을에서 살아가는 래아네 가족이 기록적인 폭염과 맞선다. 온종일 자신이 만든 노래와 춤을 펼치는 6세 래아와 언니의 외모와 음악 본능을 닮은 3세 지안은 평소 자연 속을 뛰어다니지만, 최고 온도 45.8도까지 치솟은 더위 앞에서는 이른 아침부터 기력이 떨어진 모습을 보인다.
소보다 사람이 더 많이 보이는 곳으로 소개되는 이 마을에서 가족은 에어컨 없이 더위를 견디고, 뒷마당의 양들을 돌보고, 300여 년 된 고택을 손수 고치며 일상을 이어간다. 여기에 한국의 조부모를 맞기 위한 카라반 설치까지 겹치면서 프랑스 시골 가족의 하루는 폭염 속 생존과 집 짓기, 양 돌보기와 손님맞이가 한꺼번에 이어지는 시간으로 채워진다.
최고 45.8도, 에어컨 없는 가족의 폭염 전쟁
날계란을 깨뜨리면 곧바로 익을 것처럼 뜨거운 열기가 프랑스 시골을 뒤덮는다. 평소라면 집 안팎을 오가며 쉴 새 없이 노래하고 뛰어다니는 래아와 지안도 이른 오전부터 몸을 늘어뜨린 채 더위를 견디고, 기록적인 폭염은 두 자매의 평소 생활까지 바꿔놓는다.
아이들의 기력이 떨어지는 모습을 본 아빠 케빈은 집 안의 선풍기와 냉풍기를 모두 가동한다. 그것만으로 부족하자 창문으로 들어오는 강한 햇빛을 막기 위해 이불까지 가져와 창가를 가리고,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총동원해 실내의 열기를 낮추려 한다.
집에는 에어컨이 없지만 케빈은 일주일만 버티면 된다는 태도로 상황을 받아들인다. 더위를 피해 집을 떠나는 대신 가족이 살고 있는 공간에서 버틸 방법을 하나씩 찾으며 래아와 지안이 무더위를 견딜 수 있도록 움직인다.
폭염이 이어져도 가족의 시골 일상은 멈추지 않는다. 집 주변의 동물을 챙겨야 하고 고택을 손보는 일도 남아 있으며, 곧 찾아올 조부모가 머물 공간까지 준비해야 해 케빈과 가족에게 더위는 피할 수 있는 배경이 아니라 매일 직접 넘어야 할 조건이 된다.
담장 밖 새끼 양, 파이 굽던 케빈의 구조 작전
허허벌판인 시골에서 지내면 심심하지 않겠느냐는 제작진의 질문에 래아는 “재미있는 거 아주 많을 거예요.”라고 자신 있게 답한다. 벌레까지 좋아하는 동물 애호가 래아에게 가장 가까운 친구들은 집 뒷마당에서 함께 지내는 10여 마리의 양이다.
래아는 이른 오전부터 양들에게 물을 주기 위해 상태를 살피다가 새끼 양 한 마리가 담장 밖으로 빠져나간 것을 발견한다. 혼자 남은 새끼 양을 본 래아가 곧바로 구조를 요청하면서 평온했던 아침은 예상하지 못한 양 구출 작전으로 바뀐다.
그 순간 케빈은 집에서 파이를 굽고 있다가 딸의 소리를 듣고 밖으로 뛰어나온다. 여러 마리의 양을 다뤄온 그는 익숙한 신호음을 내며 흩어진 양들을 빠르게 한곳으로 모으고, 담장 밖에서 기다리는 새끼 양에게 다가가기 위한 상황을 정리한다.
양치기 아빠는 새끼 양을 향해 달리고 아내와 래아, 지안은 그 모습을 지켜본다. 폭염 속에서도 물을 챙기고 탈출한 양까지 살펴야 하는 일상이 이어지는 가운데 케빈이 담장 밖 새끼 양을 무사히 가족에게 돌려보낼 수 있을지가 시골 생활의 또 다른 사건으로 펼쳐진다.
300년 고택, 케빈 부부가 함께 짓는 가족의 집
래아네 가족이 생활하는 공간도 평범한 주택과는 다르다. 가족은 약 300년의 역사를 지닌 고택을 완성된 집으로 구입해 그대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 부분을 직접 고치고 손보면서 자신들의 생활에 맞는 보금자리로 만들어가고 있다.
고택을 고치며 사는 것은 케빈이 어린 시절부터 품어온 꿈이었다. 아내 역시 언젠가는 시골에서 살고 싶다는 소망을 갖고 있었고, 두 사람의 바람이 만나 오래된 집을 고쳐 가족이 살아갈 공간으로 만드는 공동 작업이 시작됐다.
부부는 “이 집은 우리 부부의 공동 프로젝트죠.”라는 마음으로 매일 직접 작업을 이어간다. 오랜 세월을 버텨온 건물의 흔적을 모두 지우는 대신 고택이 가진 모습을 살펴보면서 가족에게 필요한 공간을 하나씩 만들어간다.
가장 큰 목표 가운데 하나는 과거 곡물을 보관하던 창고를 실제 거주 공간으로 바꾸는 일이다. 창고였던 곳을 래아와 지안을 포함한 가족이 안전하고 편안하게 생활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부부가 직접 손을 보태며 300년 고택의 새로운 쓰임을 만들어간다.
조부모 맞이 카라반, 6세 래아의 양치기 실력
고택을 고치는 일과 별도로 가족에게는 또 하나의 준비가 필요하다. 조부모가 찾아오면 머물 수 있는 잠자리가 부족하기 때문에 래아네 가족은 집 주변에 카라반을 설치해 새로운 숙박 공간을 마련하기로 한다.
작업하는 날에도 폭염은 계속된다. 부모가 무더위 속에서 카라반 위치를 잡고 설치에 힘을 쏟는 동안 래아는 힘을 내라는 의미의 특별 퍼포먼스를 펼치고, 3세 지안도 언니에게 뒤지지 않는 응원의 무대로 부모를 돕는다.
카라반을 한 치의 오차 없이 설치하려는 케빈의 완벽주의도 드러난다. 정확한 위치를 맞추기 위해 작업을 계속하는 남편과 긴 작업에 피로를 느끼는 아내 사이에 긴장감이 생기는 가운데, 이번에는 양떼까지 다시 움직이며 탈출을 시도한다.
아빠가 다른 일에 매달린 순간 6세 래아가 직접 나선다. 평소 양들과 지내며 익힌 방식대로 신호음을 내자 양들이 빠르게 반응하고, 래아는 케빈 못지않은 솜씨로 양떼를 통제하며 작은 양치기 역할을 해낸다.
폭염을 견디는 것부터 새끼 양을 챙기고 300년 고택을 고치며 조부모가 머물 카라반까지 마련하는 과정이 모두 한 가족의 일상 안에서 이어진다. 아빠에게서 배운 신호음으로 양들까지 움직이는 래아의 활약 속에 온 가족이 준비한 조부모 맞이 공간은 무사히 완성될까?
프랑스 부르고뉴에서 펼쳐지는 래아와 지안의 폭염 생존기, 케빈의 새끼 양 구조와 300년 고택 생활, 조부모를 위한 카라반 설치 과정은 8월 13일 목요일 밤 9시 55분 EBS1 ‘왔다! 내 손주’에서 공개된다. 방송 이후에는 EBS 홈페이지에서도 다시 볼 수 있다.
사진 : E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