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엿같은 사랑’ 하영, 기억상실 뒤 달라진 얼굴로 첫 로코 주연

하영이 넷플릭스 시리즈 ‘이런 엿같은 사랑’에서 차가운 엘리트 검사와 기억을 잃은 뒤 낯선 일상을 마주한 인물을 한 작품 안에서 오가며 첫 로맨틱 코미디 주연을 이끌었다. 출세를 향해 흔들림 없이 달리던 모습과 사고 이후 달라진 표정과 반응을 분리해 보여주며 한 인물 안의 큰 변화를 자연스럽게 연결했다.

기억 전후를 가른 하영의 온도차

기억을 잃기 전 하영은 출세를 향한 강한 욕망을 품은 엘리트 검사의 단단한 태도에 힘을 실었다. 상대를 바라보는 눈빛과 감정을 쉽게 드러내지 않는 표정으로 냉정한 분위기를 만들고, 목표를 향해 움직이는 인물의 성격을 무겁게 잡았다.

뜻하지 않은 사고 뒤에는 같은 인물을 전혀 다른 결로 풀어냈다. 자신이 누구인지조차 분명하지 않은 상황에서 낯선 사람과 장소를 마주하는 혼란을 세밀하게 보여주면서도, 기억을 잃은 뒤 새롭게 만들어지는 관계에서는 밝고 발랄한 반응을 자연스럽게 섞었다.

혼란만 길게 끌지 않은 점도 눈에 띈다. 처음에는 주변을 경계하고 상황을 받아들이지 못하다가 점차 사람들과 가까워지는 흐름에 맞춰 표정과 말투의 온도를 바꾸며, 기억상실이라는 설정이 로맨스와 코미디로 이어지는 과정을 한 인물 안에서 연결했다.

정해인과 만든 로맨틱 호흡

정해인과 맞붙는 장면에서는 두 사람 사이의 거리 변화가 로맨틱 코미디의 중심을 만들었다. 낯선 상대를 쉽게 믿지 못하는 반응에서는 코믹한 호흡을 살리고, 관계가 가까워진 뒤에는 감정을 과하게 밀어붙이지 않으면서 서로를 바라보는 순간과 대화의 리듬으로 설렘을 쌓았다.

두 배우의 호흡은 웃음을 만드는 장면과 감정이 깊어지는 장면 사이에서 결을 달리했다. 같은 관계를 두고도 상황에 따라 가볍게 부딪치거나 조심스럽게 다가가는 식으로 변화를 주면서 로맨스와 코미디가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도록 중심을 잡았다.

첫 로코 주연에서 넓힌 연기 폭

하영은 ‘참교육’, ‘중증외상센터’에서 보여준 강한 인상과 다른 방향으로 이번 작품을 채웠다. 무거운 상황을 감당하는 얼굴에 머물지 않고 사랑스럽고 발랄한 반응을 앞세우며, 로맨스와 코미디 사이를 오가는 연기를 전면에 꺼냈다.

여기에 작품이 품은 스릴러 흐름에서는 다시 긴장된 표정과 빠른 감정 전환을 더했다. 밝은 관계 장면과 위험이 따라붙는 순간을 같은 톤으로 처리하지 않고 장면에 맞춰 분위기를 바꾸면서 한 작품 안에서 서로 다른 장르의 요구를 이어갔다.

차가운 검사와 기억을 잃은 뒤의 밝은 얼굴을 한 작품 안에서 오간 하영의 변주는 첫 로코 주연이라는 지점을 분명하게 남겼다. ‘이런 엿같은 사랑’에서 보여준 이 변화가 다음 작품에서는 어떤 폭으로 이어질까?

사진 : 넷플릭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