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30일에 방송되는 채널A ‘이제 만나러 갑니다’ 764회에서는 평범한 민간인 양일철 씨가 8일 동안 DMZ를 걸어 군사분계선을 넘어온 도보 귀순 과정이 공개된다.
민간인 양일철 씨의 8일 도보 귀순

2025년 7월, 강원도 철원 인근 최전방 군사분계선(MDL)을 오직 두 발로 걸어서 넘어온 북한 주민이 나타났다. 그 주인공은 군사 지식이나 현역 군인 경험이 없는 평범한 민간인 양일철 씨로, 당시 목숨을 건 도보 귀순 과정은 8일 동안 이어졌다.
지금까지 군사분계선을 직접 넘어온 귀순자 가운데 상당수는 지형과 경계 체계를 잘 아는 북한군 출신이었다. 양일철 씨는 민간인 신분으로 삼엄한 DMZ와 여러 겹의 철책을 지나 남쪽으로 향했다는 점에서 이례적인 사례로 소개된다.
채널A는 양일철 씨를 2025년 첫 도보 귀순자로 소개한다. 현역 북한군이 아니라 평범한 민간인이 직접 군사분계선을 넘었고 군사 지식이 없는 상태에서 여러 경계시설을 통과했다는 점이 그의 귀순 과정을 더욱 이례적으로 만든다.
평양 생활을 무너뜨린 가족의 비극

양일철 씨는 북한 외교관 출신 외할아버지 덕분에 평양 아파트에서 수입 가구를 사용하며 비교적 유복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그러나 외할아버지가 지인에게 빌려준 돈이 탈북 자금으로 쓰였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가족의 삶은 급격하게 무너졌다.
보위부 조사를 받던 외할아버지는 뇌출혈로 세상을 떠났고, 외할머니도 뒤이어 숨을 거뒀다. 어린 양일철 씨에게 남은 가족은 몸이 아픈 어머니뿐이었고, 두 사람이 살아가기 위해 그가 선택한 방법은 개인 돈벌이였다.
탈북민 출연진들은 “북한에서 개인 돈벌이는 선택이 아닌 필수”, “국가 배급만 믿고 살아가는 건 죽음을 기다리는 것과 같다”라고 말한다. 국가가 통제하는 경제 구조와 실제 생존을 위해 개인이 돈을 벌어야 하는 현실이 충돌하면서 주민들이 법과 생계 사이에서 위험을 감수해야 했다는 설명이다.
양일철 씨는 국내 정착 뒤 북한의 생계 현실을 설명하면서 코로나 이전 주민들을 버티게 한 것은 국가 배급보다 장마당이었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국경 봉쇄와 지역 간 이동 제한 이후 장마당 기능까지 크게 위축되면서 주민들의 생존 기반이 더 약해졌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가 개인 돈벌이에 매달린 배경도 이런 생활 조건과 맞닿아 있다. 공식적인 배급만으로 어머니와 자신의 생계를 책임지기 어려운 상황에서 돈을 벌어야 했지만, 그 과정에서도 단속과 뇌물 요구를 피하지 못했다.
단련대와 돌격대 끝에 시도한 첫 탈북

양일철 씨 역시 개인 돈벌이를 눈감아주던 안전원에게 충분한 뇌물을 건네지 못하면서 평양 단련대로 끌려갔다. 그는 넉 달 동안 벽돌 블록을 만드는 노동과 함께 구타와 욕설을 견뎌야 했고, 단련대 생활이 끝난 뒤에도 곧바로 일상으로 돌아가지 못했다.
이후 양일철 씨는 국가의 대규모 건설·생산 현장에 투입되는 돌격대로 보내졌다. 그는 뇌물을 바치지 않으면 잠조차 제대로 재우지 않았다고 말하며 강제노동과 폭력이 뒤섞인 돌격대 생활을 털어놓는다.
유일한 버팀목이었던 어머니가 세상을 떠나자 양일철 씨는 압록강을 건너는 첫 탈북을 결심했다. 하지만 3m 높이 울타리와 이중 철조망을 넘지 못한 채 국경경비대에 붙잡혔고, 약 200명이 지켜보는 공개재판을 거쳐 교화소 1년 형을 선고받았다.
첫 탈북 시도는 2024년 압록강을 건너려다 붙잡히면서 실패했다. 양일철 씨는 강동 4교소에서 자신이 본 수감 환경을 설명하며 원래 700명 규모의 시설에 3000명이 넘는 사람이 들어와 있었다고 증언했다. 그는 당시 상황을 두고 “나치 수용소와 다를 바 없었다”라고 표현했다.
교화소 경험을 회고한 양일철 씨는 북한을 “하나의 거대한 교도소”에 비유하기도 했다. 첫 탈북 실패와 수감, 평양 추방을 차례로 겪은 뒤에도 다시 탈북을 포기하지 않은 배경에는 자신이 살아온 통제 환경에서 벗어나겠다는 판단이 자리했다.
1년 형기를 마친 뒤 그에게 내려진 명령은 ‘더 이상 평양에 살 수 없다’라는 추방 조치였다. 북한 보위부 출신 탈북민 이철은 씨는 평양 거주 자체가 권력과 신분을 상징하는 북한 사회에서 이런 추방은 ‘사회적 매장’과 같다고 설명한다.
‘임진강’ 따라 시작한 두 번째 탈북

그러나 양일철 씨는 평양에서 밀려난 상황을 오히려 두 번째 탈북의 기회로 바꿨다. 추방된 곳은 황해북도 신계군으로 군사분계선과 가까웠고, 중국 국경을 통한 첫 탈북과 달리 이번에는 남쪽 DMZ를 직접 통과하는 길을 선택했다.
양일철 씨가 남쪽으로 떠날 때 챙긴 것은 지도 한 장과 삶은 돼지 비계였다. 복잡한 군사 장비나 전문적인 지식 없이 제한된 물품만 들고 출발한 만큼 이동 방향을 잃지 않는 일이 생존과 직결됐다.
그가 방향을 잡는 데 활용한 것은 북한 가요 ‘임진강’이었다. 노래 속 “임진강은 남쪽으로 흐른다”는 가사를 기억하고 강의 흐름을 자신의 이동 방향을 판단하는 단서로 삼아 남쪽을 향했다.
DMZ에 가까워지자 상황은 더 위험해졌다. 전기가 흐르는 철책 5줄과 가시 철책 2줄이 이어져 모두 7겹의 철책이 앞을 막았고, 양일철 씨는 철책에 흐르는 전기에 감전되는 위기까지 맞았다.
그는 “이것”을 활용해 7겹의 철책을 넘어야 했으며 이 과정에서 약 10m 높이의 발전소 시설까지 맨몸으로 넘었다. 스튜디오에서는 그 방법을 듣고 “스파이더맨 같다”라는 반응이 나왔고 구체적인 과정은 방송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임진강 수중 차단막에서 맞은 마지막 위기
철책을 넘은 뒤에도 마지막 관문이 남아 있었다. 임진강 수중에는 이동을 가로막는 차단막이 설치돼 있었고 주변에는 북한군의 경계가 이어져 돌아가기도, 그대로 나아가기도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양일철 씨가 겪은 8일간의 도보 귀순 과정은 AI 재현 영상과 스튜디오 증언을 함께 활용해 당시 이동 상황을 보여준다. 철책 감전과 10m 높이 시설, 임진강 수중 차단막까지 이어지는 마지막 구간이 실제 증언을 바탕으로 다시 펼쳐진다.
여기에 스튜디오에서 양일철 씨가 직접 전하는 증언이 더해져 재현 장면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순간의 판단과 상황도 함께 소개된다. 제작진은 그의 실제 경험을 AI 영상과 증언으로 겹쳐 보여주며 8일간 이어진 귀순 과정을 시간의 흐름에 따라 입체적으로 구성한다.
AI 재현까지 더해진 마지막 구간의 핵심은 결국 임진강 수중 차단막과 북한군 경계를 통과하는 순간에 있다. 양일철 씨는 8일간의 도보 귀순에서 마지막 관문을 어떻게 헤쳐 나갔을까?
양일철 씨가 7겹 철책과 임진강 수중 차단막을 지나 두 번째 탈북에 성공한 8일간의 도보 귀순기는 8월 30일 일요일 오후 8시 50분에 방송되는 채널A ‘이제 만나러 갑니다’ 764회에서 공개된다.
사진 : 채널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