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숙려캠프 96회 쪼잔 부부, 이호선 ‘배신은 아내’…뒤집힌 여론

8월 20일 방송된 JTBC ‘이혼숙려캠프’ 96회에서는 23기 마지막 ‘쪼잔 부부’의 남은 가사조사와 심층 상담을 통해 처음과 전혀 달라진 부부의 갈등 구조와 남편이 쌓아온 외로움이 공개됐다.

아이스크림 꼭지에서 시작된 이혼 언급

방송 전반부에는 6살 아들과 아이스크림 꼭지를 두고 기싸움을 벌였던 남편의 모습이 다시 조명됐다. 남편은 아이가 자신이 건넨 아이스크림을 소파에 던지자 반성할 시간을 갖게 했고, 뒤늦게 아이가 사과하러 왔을 때도 기분이 풀리지 않았다며 사과를 바로 받아주지 않았다.

아내와 아이가 상황을 수습하려 했지만 갈등은 부부 사이로 번졌다. 남편이 결국 이혼까지 언급했다는 말에 서장훈 소장은 “그걸로 이혼했으면 국내 최초”라고 반응했고, 박하선 역시 이혼이라는 말을 쉽게 꺼내서는 안 된다는 취지로 남편의 태도를 짚었다.

남편 측 영상이 바꾼 분위기

그러나 남편 측 가사조사가 시작되자 스튜디오의 분위기는 달라졌다. 화물 운송업에 종사하며 하루 평균 10시간가량 운전대를 잡는 남편은 허리 디스크 통증 때문에 운동과 휴식이 필요하다고 호소했지만, 아내에게서는 “육아가 운동”이라는 답을 들었다고 털어놨다.

가족을 위해 일하는 과정에서 몸이 이미 지쳐 있었지만 퇴근 뒤에도 집안일과 육아를 이어가야 했다는 설명도 나왔다. 남편은 병원에서 운동을 권유받았지만 시간을 내기 쉽지 않았고, 둘째를 낳기 전 아내가 약속했던 휴식과 운동 시간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는 서운함도 드러냈다.

과거 화물차를 몰다 전복 사고를 당했던 기억도 상처로 남아 있었다. 아내의 재촉 속에 일찍 귀가하려다 사고가 났다고 말한 남편에게 아내가 “내 핑계를 대냐”고 반응했던 일이 공개되자, 사소한 일에 삐지는 사람으로만 보였던 남편의 감정 뒤에 오랜 서러움이 쌓여 있었다는 점이 부각됐다.

6년 관계 단절 뒤 시험관 둘째

또 다른 갈등은 부부의 스킨십에서 드러났다. 남편은 아내와의 관계를 회복하려 애교를 부리거나 다가가 보기도 했지만 거부가 반복됐고, 마지막 부부관계가 2020년이었다며 약 6년 동안 관계가 없었다고 밝혔다.

그런데 두 사람에게는 16개월 된 둘째 아이가 있었다. 의문을 모았던 둘째 출산 과정은 부부관계 없이 시험관 시술을 진행한 결과였으며, 첫째 역시 시험관 시술을 통해 얻은 아이였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이동건 가사조사관은 “남편의 자존감이 완전히 떨어졌을 것”이라며 부부 사이에서 느꼈을 소외감을 짚었다.

가족 안에서 밀려난 남편

여기에 첫째 아이가 아빠를 때리는 모습과 아빠의 말을 쉽게 거부하는 장면까지 나오면서 남편의 위치가 더 선명하게 드러났다. 아내는 아이들의 요구를 많이 받아주는 육아 방식을 택했고, 6살 첫째에게 여전히 밥을 직접 먹여주는 모습도 공개돼 부부가 자녀를 대하는 기준이 크게 다르다는 점을 보여줬다.

서장훈 소장도 남편의 사정을 지켜본 뒤 “저 같아도 삐질 것 같다”며 처음과 다른 반응을 보였다. 경제적 기여와 집안에서의 역할을 인정받지 못한다고 느낀 남편의 서운함이 이어지면서, 스튜디오의 시선 역시 남편을 향한 비판에서 부부 모두의 문제를 살펴보는 방향으로 바뀌었다.

“배신은 아내가 했다” 이호선의 일침

이호선 상담가와의 개인 상담에서 남편은 그동안 말하지 못했던 속마음을 꺼내다가 수건으로 얼굴을 닦으며 오열했다. 상담에서는 남편이 단순히 사소한 일마다 토라지는 것이 아니라 부부와 가족 안에서 계속 밀려났다고 느끼며 삶의 기쁨까지 잃어가고 있다는 점이 다뤄졌다.

반대로 아내는 첫째 육아를 함께하던 남편이 어느 순간 힘들다며 쉬고 싶다고 했을 때 배신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에 이호선 상담가는 두 사람이 단순히 육아 방식만 다른 것이 아니라 아내는 자녀 중심, 남편은 부부 중심으로 가정을 바라보고 있다며 “배신은 아내가 했다”고 짚었다.

악당 대신 지친 두 사람

매서운 지적 뒤에는 두 사람을 함께 바라보는 상담이 이어졌다. 이호선 상담가는 “이곳엔 악당이 없고 지친 두 사람만 있다”고 말하며 한쪽만 잘못한 관계로 규정하지 않았고, 아내에게 남편의 운동과 휴식 시간을 보장하고 퇴근하는 남편을 반갑게 맞으며 인정하는 말을 건네는 ‘안아주기’ 솔루션을 제안했다.

아내가 이를 받아들이자 남편도 예상하지 못한 반응을 보였고, 두 사람은 오랜만에 손을 맞잡고 서로가 버텨온 시간을 인정하며 위로를 건넸다. 비난과 억울함으로 엇갈렸던 관계가 상담을 통해 상대의 지친 모습을 바라보는 쪽으로 움직인 장면이었다.

아이스크림 꼭지에서 시작해 6년의 관계 단절과 가족 안의 소외감까지 드러난 뒤에야 두 사람은 서로의 상처를 같은 자리에서 바라볼 수 있었다. 처음과 완전히 달라진 ‘쪼잔 부부’의 모습을 보며 가장 크게 와닿았던 변화는 무엇이었을까?

사진 : JT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