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월 30일에 방송되는 KBS1 ‘한국인의 밥상’ 752회 <“바다 꽃이 피었습니다” – 섬들의 고향, 조도군도> 편에서는 거센 조류와 아픈 상처마저 보듬어 안은 조도군도 사람들의 귀한 밥상이 공개된다.
전라남도 진도 남쪽, 150여 개의 섬이 새떼처럼 무리지어 있다 해서 이름이 붙은 조도군도. 200여 년 전 한 이방인이 ‘세상의 극치’라 극찬했을 만큼 빼어난 절경을 품은 곳이다. 봄이 오면 바람을 머금은 해풍쑥과 살 오른 꽃게와 감성돔까지 바다는 생명으로 가득 찬다. 거센 바람과 세찬 물살을 견디며 그 바다가 내어주는 것들로 삶을 이어온 조도군도 사람들. 상처도 시련도 거뜬히 이겨내며 피워낸 꽃처럼 귀한 밥상을 만난다.
조도에 봄이 오면, 바다도 땅도 푸지다 – 전라남도 진도군 조도면 맹성리

조도 군도의 중심, ‘새섬’이라 불리는 조도는 다리를 사이에 두고 윗섬 상조도와 아랫섬 하조도가 마주 보고 있다. 두 섬이 감싸안은 바다는 섬사람들의 오래된 삶의 터전이다. 특히 1970년대 꽃게 파시가 섰던 상조도 섬등포항은 전국에서 꽃게잡이 배들이 몰려들며 섬 전체가 돈과 사람으로 들썩이던 황금어장이었다.

장인의 뒤를 이어 30년 넘게 바다를 지켜온 김현철(63세)씨는 그날그날 바다가 주는 것들을 이웃과 나누며 사는 맹성마을 이장이다. 오늘도 잡아온 고기들을 들고 찾아간 곳은 마을 폐교. 14년 전 서울에서 내려와 방치됐던 학교를 터전 삼아 살고 있는 이복순(68세)씨, 김회인(73세) 부부를 만나기 위해서다.

농사 한번 지어본 적 없던 서울 토박이 부부는 섬 아이들을 위해 마을학교를 운영하며 자연스레 섬사람이 됐다. 넓은 운동장에는 해풍쑥을 키우고, 이웃이 건네준 싱싱한 바다 산물로 밥상을 차린다.

갑오징어에 향긋한 생쑥을 통째로 튀겨내고, 찰진 참돔을 넣고 끓여낸 참돔쑥국과 붉은 빛깔의 꼬들꼬들한 불등가사리 무침. 여기에 화려했던 꽃게 파시의 추억이 담긴 꽃게찜과 알밴 꽃게를 매콤하게 버무린 꽃게 무젓까지, 바다와 땅이 내어준 풍요를 품고 어제를 기억하며 오늘을 살아가는 상조도 사람들의 봄 밥상을 만난다.
꽃보다 나물, 봄맛이 쑥쑥 – 전라남도 진도군 조도면 관매도리

섬 전체가 다도해해상국립공원에 속할 만큼 빼어난 경관을 자랑하는 관매도. 봄이면 노란 유채꽃이 섬을 뒤덮고 바다와 어우러진 풍경이 장관을 이룬다. 유채꽃 향기가 가득해지면 땅에선 바닷바람을 견디며 자란 ‘해풍쑥’이 한창 제철이고, 갯바위에는 작은 홍합 ‘새담추’와 매운 고둥, 톳까지 먹을거리가 지천이다.

평생을 관매도에서 살아온 이현심 어르신(79세)이 생쑥을 넣어 쑥막걸리를 빚느라 바빠지면 임문숙(60세)씨와 유금자(57세)씨가 손발이 되어준다. 지난해 남편을 먼저 떠나보낸 임문숙 씨의 곁에서 위로가 되어주며 친해진 유금자씨.


새담추로 시원하게 육수를 내고 관매도의 명물인 톳을 갈아 반죽해 면을 뽑아 톳칼국수를 끓이면 고단했던 날들이 아득하게 느껴진다. 쑥막걸리에 단짝인 쑥전에는 쫄깃한 고둥을 듬뿍 넣어 부치고, 눈으로 먼저 먹는 바삭한 유채꽃 튀김까지, 서로를 보듬어 안고 의지하며 꽃보다 더 곱고 예쁜 봄날을 사는 관매도 사람들의 밥상을 만난다.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 전라남도 진도군 조도면 동거차도리

조도군도의 서남쪽 끝, 맹골수도의 거센 조류가 흐르는 길목에 자리한 섬 동거차도. 빠른 물살이 하루에도 몇 번씩 방향을 바꾸는 이곳은 예로부터 질 좋은 미역을 길러내는 바다다. 봄이면 미역을 거두고 말리느라 섬 전체가 들썩인다.

세찬 물살을 이겨내 길고 가늘지만 아주 단단해 일명 ‘쫄쫄이 미역’이라 부르는 동거차도 미역은 오래 끓여도 잘 풀어지지 않아 산모(産母) 미역으로 유명하다. 생미역을 끓는 물에 데치면 무쳐도 먹고, 장아찌를 만들어도 그만이다.

큼직한 감성돔은 회를 떠서 살짝 데친 생미역에 싸 먹고, 껍질은 살짝 데쳐 감성돔 껍질 샤부샤부로 즐긴다. 회를 뜨고 남은 뼈로는 뽀얀 감성돔 미역국을 끓여내는데, 고기가 귀하던 시절 산모를 위해 단백질이 풍부한 청국장을 풀어 끓이기도 했다.

바다를 건너 먼 섬까지 시집와 낯설고 막막했다는 조옥순(64세) 이장과 박명순(68세)씨, 이정단(77세)씨. 깊게 우러난 미역국처럼 섬살이도 조금씩 익숙해졌고 이젠 섬을 떠나 살기 힘들 만큼 정이 들었다.
동거차도 앞바다는 세월호의 아픈 상처와 기억을 품고 있는 곳. 섬사람들에게도 여전히 지워지지 않는 아픔이다. 그 기억의 바다를 품고 살아가는 동거차도 사람들에게 상처를 보듬어 안아준 것도 바다였다. 아픔과 시련을 이겨내고 옹골차게 섬을 지켜온 동거차도 사람들. 그 바다가 아낌없이 내어준 선물 같은 밥상을 만난다.
거센 비바람과 세찬 물살을 견디며 서로를 보듬어 안고 살아가는 조도군도 사람들의 밥상 이야기에 이목이 집중된다.
조도군도 사람들의 선물 같은 밥상 이야기는 4월 30일 목요일 오후 7시 40분에 방송되는 KBS1 ‘한국인의 밥상’ 752회 <“바다 꽃이 피었습니다” – 섬들의 고향, 조도군도> 편에서 공개된다.
출처 : K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