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멘터리 3일 727회 가는 날이 장날 – 경남 함양 이동 장터 72시간

6월 29일 방송되는 KBS2 ‘다큐멘터리 3일’ 727회에서는 경남 함양 산골 마을을 찾는 이동 장터 ‘행복 점빵’과 주민들이 함께한 정겨운 72시간을 담는다.

일주일을 기다리는 작은 행복

로켓 같은 배송과 당일 배송이 일상이 된 시대다. 하지만 경상남도 함양군 마천면의 깊은 산골 오지마을에서는 버스도 좀처럼 다니지 않아 물건 하나를 사려면 일주일을 기다리는 어르신들이 있다. 이들을 위해 신선한 채소와 과일, 각종 식자재부터 세제와 휴지 같은 생필품을 가득 싣고 매주 마을을 찾는 일명 ‘행복 점빵’은 필요한 물건은 물론 반가운 안부와 따뜻한 정까지 전하며 어르신들의 일상에 힘이 되어주고 있다.

점빵이 오는 날이면 한걸음에 달려 나오는 어르신들. 무더운 여름 가장 먼저 손이 가는 것은 시원한 아이스크림과 달콤한 꽈배기이다. 먹을 것이 넘쳐나는 시대지만 점점 사람이 떠나고 어르신들만 남은 산골 마을에는 심심한 입을 달래줄 작은 슈퍼 하나 없다. 일주일에 단 한 번 찾아오는 점빵은 장을 보는 곳인 동시에 한 주를 기다리게 하는 작은 기쁨이다.

“기사님은 나 필요할 때 다 딱딱 갖다주고 그러니까 아들보다 낫지”

  • 하정마을 박가비 씨 (80세) –

떠난 자리를 채우는 한 끼

외마마을에선 컵라면 열 개를 산 이태인 씨를 만나볼 수 있었다. 2년 전 치매 진단을 받은 아내는 지금 요양병원에 머물러 있다. 집 한 켠에 놓인 가족사진 속 건강했던 아내의 모습을 보며 그리움을 달래는 그의 일상에는, 한 끼 식사에도 오래된 기억이 함께 놓여 있다.

아내가 끓여주던 된장찌개의 맛을 잊지 못한다는 그는 이제는 다시 맛볼 수 없다며 눈시울을 붉힌다. 오늘 점빵차가 배달한 것은 외로움을 달랠 따뜻한 한 끼였는지도 모른다.

“집에 가서 먹으면 피로가 다 풀리고 그런데 그런 된장찌개를 이제 못 먹어. 그렇게 맛있는…”

  • 외마마을 이태인 씨 (79세) –

점빵이 이어가는 마을의 하루

지리산 고사리의 고장답게 고사리 철을 맞은 마을은 한창 분주한 시기를 보내고 있다. 새벽 4시, 채 동이 트기 전 바쁜 손길로 고사리를 꺾는 마을 주민들. 하루 종일 허리를 펼 틈도 없이 이어지는 작업이지만 고된 일상에서도 일손은 쉼 없이 이어진다.

이들이 매일 밭을 나가는 것처럼 점빵의 두 직원 경열 씨와 애라 씨는 기다리는 어르신들을 위해 오늘도 점빵차에 물건을 가득 채운다. 작지만 소소한 이 마을의 일상도 오늘을 이어간다.

“말 그대로 정과 정을 담아서 가다 보니까 제가 오히려 젊어지는 것 같고 행복해지는 것 같아요”

  • 행복 점빵 허경열 씨 (57세) –

산골 마을에 행복을 배달하는 이동 장터는 물건을 사고파는 시간을 넘어, 서로의 안부를 확인하고 비어 있는 하루를 채우는 작은 공동체의 장이 된다. 일주일에 한 번 찾아오는 점빵차가 어르신들에게 건넨 것은 생필품보다 먼저 기다림을 견디게 하는 정이었던 순간이 아니었을까?

산골 마을에 행복을 배달하는 이동 장터의 특별한 72시간 여정, KBS2 ‘다큐멘터리 3일’ 727회 ‘가는 날이 장날 – 경남 함양 이동 장터 72시간’은 배우 양희경의 내레이션과 함께 6월 29일 월요일 저녁 8시 30분 방송된다.

출처 : K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