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여왕 시즌2 9회 송아·박민서 ‘충돌 사태’

9월 3일에 방송된 채널A ‘야구여왕 시즌2’ 9회에서는 송아와 박민서가 외야 수비 중 충돌한 뒤 블랙퀸즈가 한 점 차 접전을 이어가는 과정이 공개됐다.

추신수 빈자리, 이대형 ‘닥공’ 승부수

블랙퀸즈는 김나영, 김민지, 김성연, 김세현, 김온아, 박민서, 박하얀, 송민지, 송아, 신소정, 아야카, 이수연, 장수영, 정유인, 주수진, 최현미, 최혜빈으로 구성됐다. 시즌 여섯 번째 경기까지 4승 1패를 기록한 가운데 국내 여자 야구의 전통 강호 나인빅스를 상대했다.

앞서 대만 오공과의 국제전 2차전에서 8:15로 패하며 시즌 첫 패배를 기록한 블랙퀸즈는 추신수 감독이 자리를 비운 상황에서 경기에 들어갔다. 본업 일정으로 미국에 머문 추신수를 대신해 이대형 코치가 처음으로 감독 대행을 맡아 벤치를 지휘했다.

이대형 감독 대행은 강팀을 상대로 물러서지 않겠다는 뜻으로 “‘닥공'(닥치고 공격) 전략으로 갈 것”이라고 선언했다. 수비에서는 실책이 발생하면 바로 아웃시키겠다고 강조하며 선수들에게 집중력을 요구했다.

선수들의 실수를 줄이기 위한 ‘무한 펑고’와 주루 훈련도 이어졌다. 윤석민 코치는 ‘에이스 투수’ 박민서의 변화구 완성도를 높이는 데 집중했고, 지난 경기 패배 뒤 이어진 3주간의 훈련을 나인빅스전에 맞춰 끌어올렸다.

경기 전 공개된 상대 전력은 만만치 않았다. 이대형 감독 대행과 윤석민 코치는 나인빅스가 전국 여자 야구 대회에서 13차례 우승한 팀이며, 이날 출전하는 국가대표 출신 선수만 9명을 보유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나인빅스는 블랙퀸즈가 시즌1 첫 연습경기에서 0:36으로 대패했던 리얼디아몬즈를 상대로 직전 경기에서 승리한 팀이었다. 상대의 전력이 하나씩 소개될수록 선수들의 표정에도 긴장감이 더해졌다.

‘감코진’은 “우리도 지난 3주 동안 열심히 연습했으니 추신수 감독님께 꼭 좋은 소식을 전하자”며 선발 라인업을 공개했다. 송민지와 아야카가 사상 첫 ‘1+1 선발’로 호명됐고 김온아는 3루수, 최혜빈은 1루수, 박하얀은 우익수, 김성연은 지명 타자로 출전했다.

경기 직전에는 미국에 있는 추신수 감독과 영상 통화를 하며 각오를 다졌다. 감독의 빈자리를 이대형 감독 대행과 윤석민 코치가 채운 가운데 선수들은 강호를 상대로 시즌 5승에 도전했다.

추신수 감독과의 영상 통화는 경기 직전 선수들의 마지막 점검처럼 이어졌다. 선수들은 감독에게 좋은 소식을 전하자는 목표를 다시 확인했고, 이대형 감독 대행은 처음 지휘봉을 잡은 경기에서 준비한 공격적 운영과 선발 투수 교체 계획을 그대로 밀어붙였다.

송아 투런포로 뒤집힌 1회

1회 초 블랙퀸즈의 수비가 시작되자 첫 선발 등판에 나선 송민지가 마운드에 올랐다. 송민지는 두 타자를 연속 볼넷으로 내보냈고, 세 번째 타자를 상대하던 중 3루 도루를 시도한 주자를 견제하려던 송구가 빠지면서 선취점을 허용했다.

흔들리는 상황에서도 추가 실점은 막았다. 최혜빈이 1루에서 아웃카운트를 잡았고, 송민지는 4번 타자를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마지막 타자의 타구까지 2루수 주수진이 처리하면서 블랙퀸즈는 1:0으로 1회 초를 끝냈다.

첫 선발이라는 부담 속에서 송민지는 볼넷과 삼진이 번갈아 나오는 투구를 이어갔다. 벤치는 제구가 더 흔들릴 가능성에 대비해 아야카를 곧바로 준비시키며 ‘1+1 선발’ 계획을 실제 경기 상황에 맞춰 가동할 채비를 했다.

반격은 곧바로 시작됐다. 1회 말 선두 주자 주수진이 볼넷으로 출루한 뒤 빠르게 2루를 훔쳤고, 이수연의 안타가 나오자 그대로 홈까지 질주해 1:1 동점을 만들었다.

이어 타석에 들어선 송아가 왼쪽 담장을 넘기는 2점 홈런을 터뜨렸다. 블랙퀸즈는 단숨에 1:3으로 경기를 뒤집었고, 박민서까지 안타로 출루하자 나인빅스는 곧바로 투수를 교체하며 흐름을 끊으려 했다.

신소정은 진루타를 만들어 1아웃을 기록했고 김온아가 삼진으로 물러나면서 2아웃 주자 3루가 됐다. 다음 타자 최혜빈은 땅볼 타구에 아웃될 위기에서 1루로 몸을 날리는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시도했다.

최혜빈이 세이프를 만들어내는 사이 박민서가 홈을 밟았다. 블랙퀸즈는 1:4까지 달아나며 첫 이닝부터 3점 차 리드를 잡았고, 강한 주루와 장타로 ‘닥공’ 전략을 그대로 보여줬다.

송아·박민서 충돌로 흔들린 2회

2회 초에는 예상하지 못한 변수가 찾아왔다. 송민지는 첫 타자를 루킹 삼진으로 처리했지만 다음 타자를 볼넷으로 내보냈고, 최혜빈이 뜬공을 잡아 2아웃을 만든 뒤에도 다시 두 타자에게 연속 볼넷을 허용했다.

오금 쪽 부상을 안고 있던 신소정의 포구 실수까지 겹치면서 주자들이 한 베이스씩 진루했다. 여기에 또 한 번 볼넷이 나오며 만루가 됐고, 나인빅스는 흔들리는 배터리를 상대로 주루 압박까지 이어갔다.

나인빅스는 단순히 타격에만 의존하지 않았다. 볼넷으로 출루한 주자들이 도루와 작전 야구를 적극적으로 시도하면서 송민지의 투구 동작과 신소정의 포구를 동시에 압박했고, 블랙퀸즈는 매 타석에서 주자 움직임까지 신경 써야 했다.

그 순간 외야로 높게 뜬 타구를 잡기 위해 중견수 송아와 유격수 박민서가 동시에 달려들었다. 서로의 ‘콜 사인’이 제대로 맞지 않으면서 송아의 턱과 박민서의 머리가 강하게 부딪혔고, 송아는 그라운드에 쓰러져 쉽게 일어나지 못했다.

수비가 정상적으로 이어지지 못한 사이 나인빅스 주자들이 잇따라 홈을 밟아 점수는 3:4까지 좁혀졌다. 이대형 감독 대행과 윤석민 코치가 급히 상황을 살폈고, 주수진이 후속 타구를 안정적으로 처리하면서 간신히 이닝을 끝냈다.

충돌 직후 코칭스태프는 곧바로 타임을 요청해 두 선수의 상태를 확인했다. 송아는 턱 쪽 충격으로 통증이 남은 모습을 보였고, 박민서는 자신의 움직임 때문에 송아가 다친 것은 아닌지 마음에 두면서도 경기를 계속 소화했다.

이대형 감독 대행은 한 점 차로 좁혀진 승부를 지켜보며 “지금까지 했던 경기 중 가장 박빙이네”라고 말했다. 초반 3점 차 리드를 잡았던 블랙퀸즈는 한 번의 수비 충돌 뒤 나인빅스의 주루와 작전 야구에 다시 쫓기는 상황이 됐다.

더그아웃으로 돌아온 송아와 박민서는 곧바로 응급 치료를 받았다. 박민서는 “송아 언니 걱정도 많이 됐고 죄송했었다”며 충돌 직후 송아를 먼저 걱정했고, 송아 역시 “타구가 애매해서…”라고 당시 상황을 돌아봤다.

2회 말 블랙퀸즈는 김성연이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하며 다시 기회를 잡았다. 박하얀이 좌익수 플라이로 물러난 뒤 주수진의 내야 땅볼 과정에서 김성연이 2루에서 아웃됐지만, 주수진은 빠른 발로 1루에서 살아남았다.

이수연까지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하면서 2아웃 주자 1, 2루가 됐다. 그러나 송아의 타구가 땅볼로 처리되면서 블랙퀸즈는 충돌 사고 직후 찾아온 추가 득점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아야카 투입 뒤 5:4 역전

3회 초에는 충돌의 여파가 수비에서 다시 나타났다. 유격수로 복귀한 박민서가 실책을 범해 출루를 허용했고, 상대 주자는 곧바로 2루 도루까지 성공하며 송민지와 신소정 배터리를 흔들었다.

나인빅스는 스퀴즈 작전까지 시도했다. 송민지가 투수 방향으로 뜬공을 직접 잡아 1아웃을 만들었지만, 몸에 맞는 공으로 또 주자를 내보내자 ‘감코진’은 결국 아야카를 구원 투수로 투입했다.

위기에서 김온아가 3루 땅볼을 빠르게 처리해 아웃카운트를 잡았지만 3루 주자가 홈을 밟으면서 4:4 동점이 됐다. 아야카는 다음 타자에게 적시타까지 허용해 역전을 내줬고, 이어진 타자를 삼진으로 잡으며 5:4로 3회 초를 마쳤다.

3회 말 박민서가 안타를 터뜨리며 다시 반격의 실마리를 만들었다. 그러나 신소정의 2루수 앞 땅볼이 더블 플레이로 이어졌고 김온아까지 삼진으로 물러나면서 블랙퀸즈는 동점을 만들지 못했다.

박민서 ‘변화구’ 들고 마운드

4회 초에도 나인빅스의 공세는 멈추지 않았다. 선두 타자가 중전 안타로 출루한 뒤 2루 도루에 성공했고, 다음 타자의 좌익수 앞 안타까지 이어지면서 블랙퀸즈는 무사 1, 3루의 위기에 몰렸다.

고심하던 ‘감코진’은 아야카 대신 박민서를 마운드에 올리는 승부수를 꺼냈다. 앞서 송아와 강하게 충돌해 응급 치료를 받았고 수비 실책까지 겪은 박민서가 한 점 차 열세에서 직접 공을 잡았다.

윤석민 코치는 마운드에 오르는 박민서에게 “변화구를 섞어야 한다. 무조건 삼진 잡자”라고 주문했다. 경기 전부터 준비해온 변화구를 가장 중요한 승부처에서 활용하라는 지시였다.

박민서는 초구부터 스트라이크를 꽂아 넣으며 흔들리던 분위기를 바꿨다. 송아와의 충돌 뒤에도 타격과 수비를 이어간 데 이어 투수로까지 나선 박민서의 등판 장면에서 9회 경기는 다음 흐름을 남긴 채 마무리됐다.

송아와 박민서의 충돌 뒤 블랙퀸즈는 1:4 리드를 잃고 5:4로 뒤진 채 박민서를 마운드에 올리는 선택까지 이어갔다. 9회에서 승부의 흐름을 가장 크게 바꾼 장면은 외야 충돌이었을까?

사진 : 채널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