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앨범 산 1054회 태안 백화산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충청남도 태안군. 굴곡진 해안선을 따라 아름다운 풍경이 이어져 여름이면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 그 풍경 한가운데 태안의 진산이자 태안 1경으로 꼽히는 백화산이 자리한다.

산 남쪽에서 바라보면 하얀 바위들이 꽃처럼 피어난 모습이라 하여 ‘백화산’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백화산은 태안읍 북쪽을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어 정상에 오르면 읍내와 서해가 시원하게 펼쳐진다. 기암괴석과 소나무가 어우러진 백화산으로 한국화가 박석신 씨가 길을 나선다.

9월 6일에 방송되는 KBS2 ‘영상앨범 산’ 1054회에서는 한국화가 박석신 씨가 푸른 서해를 품은 태안 백화산에 올라 바위산과 바다가 맞닿은 풍경을 그림에 담는 여정이 공개된다.

몽산포해변에서 안흥진성으로 이어지는 태안 절경

산행에 앞서 태안의 절경들을 만난다. 먼저 찾은 곳은 태안 7경 중 하나인 몽산포해변이다. 드넓은 바다와 백사장, 울창한 소나무 숲이 어우러진 이곳에서 여름을 만끽하는 사람들 사이로 박석신 씨가 맨발을 내디딘다.

끝없이 이어지는 백사장 뒤로는 소나무 숲이 발달해 있고, 몽산포해변은 청포대해수욕장과 이어진다. 모래 알갱이를 하나하나 느끼며 걷다 보니 바쁜 일상 속 잊고 지냈던 꿈결 같은 풍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이어 태안 2경 안흥진성으로 향한다. 조선시대 군사적 요충지였던 태안의 안흥 지역을 지키기 위해 쌓은 성으로 왜구와 해적으로부터 서해안을 방어하고 조운선을 안전하게 인도하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

안흥진성은 1583년에 처음 쌓은 것으로 보이며 1655년에 크게 고쳐 쌓았다. 전체 성벽 길이는 약 1,798m에 이르고 동·서·남·북 네 성문을 두었던 성곽이다. 자연 지형을 따라 가파르게 쌓아 올린 성벽을 올라 북문 안쪽에 자리한 성안 마을을 거닌다.

청소년수련관에서 백화산 암반 구간까지

태안군청소년수련관을 들머리 삼아 본격적으로 백화산에 오른다. 청소년수련관 방향에서 정상까지 이어지는 길은 약 1.6km다. 한여름에도 숲길을 오가는 바람은 상쾌하고 배롱나무와 달맞이꽃 등 해양성 기후의 영향을 받은 태안의 꽃들이 형형색색으로 길을 따라 반긴다.

짧은 숲길을 지나 암반 구간에 다다르자 태안읍과 서해를 품은 백화산의 풍경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암반 위에 뿌리 내린 소나무와 기암괴석이 이어지면서 낮은 산에서 쉽게 보기 힘든 바위산의 표정이 길 곳곳에서 드러난다.

소나무 사이로 길을 이어가던 중 일행을 반기는 것은 청미래덩굴이다. 흔히 ‘망개나무’라 부르는 청미래덩굴에 얽힌 이야기를 나누는 박석신 화백과 해설사는 어린 시절의 추억을 하나둘 떠올린다.

서해를 화폭에 담고 백화산 정상에 서다

암반 위에 자리한 다양한 모양의 바위들을 하나씩 감상하며 고도를 높인다. 시야가 열릴수록 충청남도의 오서산과 가야산, 팔봉산까지 멀리 들어오고, 굴곡진 태안의 해안과 들판도 한눈에 이어진다.

서해가 한눈에 들어오는 암반에 자리를 잡은 박석신 씨는 눈앞의 풍경을 화폭으로 옮긴다. 학창 시절 선생님께서 건네주신 연습장에 그림을 그리며 화가의 꿈을 키운 그는 오랜 시간 영글어온 태안의 풍경을 자신만의 선과 색으로 담는다.

가파른 계단을 올라 마침내 정상에 도착한다. 공원처럼 넓게 자리한 정상에는 백화산성과 봉수대의 흔적이 남아 있다. 백화산성은 정상부에 돌로 쌓은 산성으로 성벽 길이가 1,017m에 이르며, 산성의 기능을 다한 뒤에는 조선시대 봉수대로 활용된 것으로 추정된다.

마을의 평안을 지키기 위해 태안의 높은 곳에서 제 역할을 다했던 역사의 기억을 지나 정상 아래로 길을 잇는다. 해발 250m의 봉봉대에는 두 개의 큰 바위 봉우리를 잇는 백화산 구름다리가 놓여 있다.

구름다리는 길이 74m, 폭 1.5m, 지상 높이 19m의 보도 현수교다. 양쪽에 전망대 쉼터가 마련돼 있고, 다리 위에서는 바다와 가로림만까지 이어지는 태안의 풍경을 바라볼 수 있다.

흥주사를 지나 꽃지해변 낙조까지

이어 흥주사 방향으로 하산을 시작한다. 정상에서 흥주사 방향으로 이어지는 탐방로는 약 2.0km로, 청소년수련관에서 정상에 오른 뒤 흥주사로 내려가는 흐름이 이번 약 3.6km 산행 코스와 맞물린다.

수령 1,000년의 은행나무와 700년의 느티나무를 품은 유서 깊은 사찰인 흥주사에 닿는다. 백화산 동쪽 기슭에 자리한 흥주사는 고려 시대에 창건된 것으로 추정되는 사찰로, 경내에는 만세루와 삼층석탑 등 오랜 시간을 품은 문화유산이 남아 있다.

작은 사찰에 켜켜이 쌓인 세월을 느껴본 뒤 여정은 바다로 이어진다. 어느덧 해가 뉘엿뉘엿 저문 시간, 서해 최고의 낙조를 자랑하는 꽃지해변의 할미·할아비바위에 다다른다.

꽃지해변은 넓은 백사장과 할미·할아비바위 너머로 붉은 해가 내려앉는 풍경으로 이름난 곳이다. 바위 사이로 펼쳐지는 낙조는 서해 3대 낙조 명소로 꼽힐 만큼 태안을 대표하는 장면으로 자리한다.

2007년 기름 유출 사고로 검게 물들었던 바다는 수많은 사람의 땀과 노력, 자연의 강인한 회복력으로 다시 아름다운 서해의 빛을 되찾았다. 사고 당시 태안 앞바다에는 약 1만900톤의 원유가 유출됐고, 이후 123만 명에 이르는 자원봉사자의 손길이 피해 복구에 힘을 보탰다.

박석신 씨는 그렇게 다시 살아난 바다의 일몰을 바라본다. 오랫동안 그려왔던 꿈과 오래 기억하고 다시 그려나갈 풍경을 배낭에 고이 담아가며, 산과 바다가 한 화면에 포개진 태안의 하루를 마무리한다.

검게 물들었던 바다가 다시 낙조를 비추기까지 이어진 시간은 박석신 씨가 백화산에서 그림으로 담은 자연의 시간과도 맞닿아 있다. 백화산에서 시작해 꽃지해변에 닿은 그의 시선은 오래된 꿈과 회복의 풍경을 어떤 그림으로 남기게 될까?

백화산 암릉에서 화폭에 담은 서해 풍경과 흥주사를 지나 꽃지해변 낙조에 닿는 박석신 씨의 여정은 9월 6일 일요일 오전 6시 55분에 방송되는 KBS2 ‘영상앨범 산’ 1054회에서 공개된다.

◆ 출연자 : 박석신 한국화가
◆ 이동 코스 : 청소년수련관 – 백화산 정상 – 구름다리 – 흥주사 / 약 3.6km, 약 2시간 소요

사진 : K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