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월 25일에 방송된 MBC ‘오은영 리포트 결혼 지옥’ 169회 ‘다시, 사랑’ 2부에서는 덤프트럭 사고로 두 다리와 왼팔을 잃은 손발부부 남편과 그의 곁에서 손과 발이 되어준 아내의 이야기가 공개됐다.
덤프트럭 아래로 빨려 들어간 손발부부 남편
특집은 과거 큰 반향을 일으켰던 ‘휴먼다큐 사랑’을 제작한 시사교양국의 2부작 프로그램으로 꾸려졌다. 앞서 공개된 ‘배그 부부’ 편에 이어, 이번에는 큰 사고 이후에도 서로를 붙잡고 살아가는 손발부부의 시간이 그려졌다.
손발부부의 삶을 뒤흔든 사고는 예고 없이 찾아왔다. 자전거로 이동하던 남편은 갑작스럽게 우회전한 덤프트럭과 충돌했고, 그대로 차량 아래로 빨려 들어가며 생사의 경계에 놓였다.
남편은 당시를 떠올리며 “팔이 타이어에 끼면서 자전거와 함께 빨려 들어갔다. 뼈가 으스러지는 소리가 들렸다”고 말했다. 그는 몸이 차량에 말려 들어가는 순간 더는 빠져나올 수 없다고 느꼈고, 사고의 충격은 스튜디오를 숙연하게 만들었다.
그 순간 남편이 떠올린 것은 가족이었다. 그는 “아내와 아이들에게 사랑한다, 미안하다는 말을 남긴 채 죽음을 직감했지만 가까스로 살아났다”고 회상하며, 마지막이라고 생각한 순간에도 아내와 아이들을 먼저 떠올렸다고 털어놨다.
살아만 달라던 기도와 병실의 절망
사고 직후 남편은 헬기로 긴급 이송됐다. 병원에 도착한 뒤에는 7시간에 걸친 대수술이 이어졌고, 가족은 수술 결과를 알 수 없는 시간을 견디며 남편의 생존만을 바랐다.
아내는 당시를 떠올리며 “식물인간이나 전신마비 같은 최악의 상황만 떠올랐다. 그저 살아만 달라고 기도했다”고 말했다. 남편이 어떤 모습으로 돌아오느냐보다 살아 있기만 해 달라는 마음이 그가 붙잡은 유일한 바람이었다.
가까스로 의식을 되찾은 남편은 곧바로 안도하지 못했다. 달라진 자신의 몸을 마주한 뒤 깊은 절망에 빠졌고, 앞으로의 삶을 어떻게 이어가야 할지 알 수 없는 막막함을 느꼈다.
남편은 “팔다리가 없는 상태로 어떻게 살아야 하나 싶었다. 병실 창밖 장례식장을 보며 차라리 저곳으로 가고 싶다고 생각했다”고 고백했다. 살아남았다는 사실이 곧바로 희망이 되지는 않았고, 생존 뒤에는 또 다른 현실이 기다리고 있었다.
재활 부담 속 아빠를 안은 쌍둥이 딸
사고 이후 가족의 일상은 완전히 달라졌다. 남편은 회사를 그만둘 수밖에 없었고, 현재는 퇴직금에 의존해 생활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아내는 남편의 재활을 위해 직접 여러 시스템을 알아보며 발로 뛰고 있었다. 재활은 마음만으로 해결되는 일이 아니었고, 수천만 원에 달하는 의족 비용과 앞으로의 생계에 대한 불안감도 가족을 무겁게 눌렀다.
남편의 어머니 역시 아들을 돌보기 위해 자신의 생활을 정리했다. 그는 집을 정리한 뒤 병원과 아들 집을 오가며 간병을 이어갔고, 사고의 여파는 남편 한 사람을 넘어 가족 전체의 삶으로 번졌다.
많은 시청자들의 마음을 울린 장면은 어린 쌍둥이 딸들과의 재회였다. 사고 후 3개월 만에 병원에서 아빠와 다시 만난 아이들은 주저하지 않고 아빠를 끌어안았다.
평소 밝고 씩씩했던 둘째 딸은 “아빠가 예전에 정말 잘해줬다. 아빠를 생각하면 슬프다”며 속마음을 털어놓았다. 문밖에서 그 말을 듣던 아내는 결국 참았던 눈물을 터뜨렸다.
아이들의 고백은 아빠를 향한 그리움과 슬픔을 동시에 담고 있었다. 달라진 몸을 마주해야 하는 아이들의 마음, 그 마음까지 지켜야 하는 아내의 무게가 함께 드러난 순간이었다.
오은영 박사는 부부가 모두 PTSD를 겪고 있다고 진단하며 정신건강 치료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트라우마는 단순히 견딘다고 극복되는 것이 아니다”라고 설명하며, 사고 뒤 남은 마음의 상처도 치료가 필요하다고 짚었다.
이어 남편에게는 잃어버린 것만 바라보고 있지만 가족을 향한 따뜻한 마음과 다정함은 여전히 남아 있다고 위로했다. 이 말은 손발부부가 다시 살아갈 힘을 가족 안에서 찾아야 한다는 조언으로 남았다.
사고 뒤 회복은 몸의 재활만으로 끝나지 않고 가족이 함께 마음의 안전을 다시 세우는 과정이다. 손발부부가 서로를 붙잡고 다시 살아가는 시간은 어떤 회복의 의미를 남길까.
출처 : M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