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극장 6448회 그래도 빛날 윤미 1부

‘사람을 살리는 연주자’가 삶의 목표인 바이올리니스트 김빛날윤미 씨(34)는 매주 기차역에서 버스킹을 하고 양로원을 찾아 무료 공연을 펼친다. 자신이 가진 연주를 누군가에게 위로가 되는 방식으로 나누는 것이 오래전부터 이어온 삶의 방향이다.

곁에는 파일럿 출신 작가인 남편 오현호 씨(42)가 있다. 사랑스러운 딸과 아들도 함께한다. 음악을 계속할 수 있고 가족도 곁에 있는 일상은 이렇게 행복해도 되나 싶을 만큼 완벽하게 흘러가고 있었다.

한 달 반 전 갑작스러운 변화가 찾아왔다. 오른쪽 눈이 퉁퉁 붓고 통증이 생기더니 어느 순간 블라인드를 친 것처럼 시야가 흐려졌다. 더 답답한 것은 여러 검사를 받아도 정확한 원인이 분명하지 않다는 점이다.

자가면역 질환일 가능성도 있고 시신경염이나 종양일 가능성도 거론된다. 시력이 다시 예전처럼 돌아올 수 있을지조차 확실하지 않다. 20대 초반에는 왼쪽 눈에도 비슷한 증세가 나타났기 때문에 이제는 양쪽 눈이 모두 불편한 상태다.

아이들의 얼굴을 보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면 김빛날윤미 씨도 두려움을 감추지 못한다. 덜컥 겁이 나 눈물을 쏟으면서도 곧 “그래도 손이 아니라 눈이라서 다행이야, 연주는 할 수 있겠네”라며 천진하게 웃어버린다. 남편마저 혀를 내두를 정도로 긍정적인 태도다.

꿈이 너무 많다는 김빛날윤미 씨는 이 정도 시련에 오래 멈춰 있을 시간이 없다고 생각한다. 친정어머니는 딸이 아프다는 소식에 바로 달려와 손주들을 돌보고 살림을 돕는다. 오현호 씨도 강연까지 미루며 아내의 병원을 알아보고, 운전이 어려워진 아내를 위해 직접 기사가 된다.

어느 날 갑자기 삶에 먹구름이 드리웠지만 가족과 꿈은 여전히 곁에 있다. 사랑하는 사람들과 바이올린이 있는 한 인생이라는 아름다운 연주를 멈출 수 없다는 것이 김빛날윤미 씨가 다시 일상으로 나아가는 이유다. 그래도 빛날 윤미니까.

9월 7일에 방송되는 KBS1 ‘인간극장’ 6448회 ‘그래도 빛날 윤미 1부’에서는 두 눈에 찾아온 시야 이상으로 아이들의 얼굴을 보지 못할지 모른다는 두려움과 마주한 김빛날윤미 씨의 이야기가 공개된다.

어느 날 갑자기…

올해 7월 오른쪽 눈에 이상이 생겼다. 눈이 맞은 것처럼 퉁퉁 붓고 아팠고, 눈동자에 블라인드를 쳐놓은 것처럼 시야의 부분부분이 보이지 않기 시작했다.

김빛날윤미 씨는 일주일 동안 입원해 여러 검사를 받았다. 검사 뒤에는 자가면역 질환일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다른 병원에서는 시신경염이나 종양일 가능성도 거론됐다. 앞으로 시력이 회복될 수 있을지, 지금보다 얼마나 더 나빠질지도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문제는 오른쪽 눈에서 처음 시작된 일이 아니라는 점이다. 스무 살 무렵 왼쪽 눈에도 비슷한 증세가 나타났고 그 뒤로도 흐린 시야가 남아 있었다. 오른쪽 눈까지 이상이 생기면서 결국 두 눈 모두가 불편해졌다.

바이올린을 연주하려면 악보를 봐야 한다. 예전에는 번개처럼 한 번 보고 지나갈 수 있었던 음표도 이제는 고개를 이쪽저쪽으로 움직여가며 한참 들여다봐야 제대로 확인할 수 있다. 눈의 변화는 일상뿐 아니라 연주하는 방식에도 직접적인 불편을 가져왔다.

아이들과 큰마음을 먹고 떠난 울릉도 여행에서도 통증은 멈추지 않았다. 도착한 날부터 눈이 아프기 시작해 아이들과 마음껏 놀아주지 못했다. 평소 대부분의 일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김빛날윤미 씨도 아이들만 생각하면 마음 한쪽에 쌓아둔 두려움이 터져 나온다.

“혹시나 우리 아이들 얼굴을 못 보게 되는 건 아닐까”라는 생각 앞에서는 눈물이 쏟아진다. 시력의 회복 여부도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두 아이의 얼굴을 앞으로 계속 바라볼 수 있을지 모른다는 걱정은 다른 어떤 불편함보다 크게 다가온다.

해맑은 아내를 지키는, 열혈 기사

아이들 걱정으로 눈물을 흘리던 김빛날윤미 씨는 다시 “손이 아니고 눈이라서 얼마나 다행이야, 연주는 할 수 있잖아”라고 긍정의 주문을 외운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바이올린을 계속 연주할 수 있다는 사실부터 떠올리는 사람이다.

마냥 해맑은 아내를 위해 남편 오현호 씨가 나섰다. 고등학생 시절 수능 7등급의 피자집 아르바이트생이었던 그는 뒤늦게 비행기 조종사가 됐고, 250킬로미터 사막 마라톤도 해냈다. 배낭을 메고 45개국을 누빌 만큼 한번 마음먹은 일에는 쉽게 물러서지 않는 사람이다.

지금은 인생 멘토이자 강연자로 전국을 누비지만 아내에게 눈 문제가 생긴 뒤에는 일정의 중심이 달라졌다. 아내가 어떤 병을 앓고 있는지 밤낮으로 찾아보고 병원을 알아본다. 예약을 잡고 진료를 받을 때나 입원해야 할 때도 직접 운전해 함께 움직인다.

아내가 집을 비우는 날에는 두 아이를 씻기고 잠자리까지 챙긴다. 김빛날윤미 씨가 운전하기 어려워진 뒤에는 필요한 곳까지 데려다주는 전담 기사 역할도 맡는다. 강연까지 미루며 곁을 지키는 이유는 지금 아내에게 자신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오현호 씨가 보기에도 아내가 가장 행복해 보이는 순간은 바이올린을 연주할 때다. 그래서 울릉도에서도 독도에서도 김빛날윤미 씨가 설 수 있는 무대를 마련하고, 연주가 이어지는 동안 자신은 아이들을 돌본다.

공연이 끝난 뒤에는 “오늘 연주가 최고로 감동적이었어”라는 감상도 잊지 않는다. 눈이 아프기 시작한 뒤 처음 맞는 아내의 생일에는 커다란 꽃다발과 손편지를 준비해 마음을 전한다. 병원 동행부터 육아와 운전, 연주를 위한 지원까지 아내의 일상을 다시 이어주는 사람이 되어간다.

시련이 닥쳐도 ‘내 이름은 빛날 윤미!’

김빛날윤미라는 이름을 처음 들은 사람들은 예명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돌아가신 아버지가 직접 지어준 본명이다. 이름에는 ‘진실로 아름답게 빛나라’는 뜻이 담겼다.

아버지는 딸이 바이올린으로 누군가에게 위로를 주는 사람이 되기를 바랐다. 김빛날윤미 씨도 그 뜻을 따라 요양원과 장애인시설을 찾아 무료 봉사 연주를 이어간다. 눈이 불편해지고 독한 약을 먹으면서 몸 상태가 예전 같지 않아도 자신이 해야 한다고 생각한 연주는 쉽게 내려놓지 않는다.

그 모습을 바라보는 친정어머니의 마음은 편할 수 없다. 딸이 아픈데도 가만히 쉬지 않고 또 하고 싶은 일을 찾아 움직이니 걱정이 앞선다. 하지만 하고 싶은 것은 꼭 해야 하는 딸의 성격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결국 곁에서 도와준다.

친정어머니는 일곱 살과 다섯 살 손주를 돌보며 딸이 움직일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준다. 저녁이 되면 김빛날윤미 씨의 손목을 끌고 황토 공원으로 나가 함께 맨발 걷기도 한다. 살림과 육아에서 건강관리까지 가족이 각자의 자리에서 든든한 지원군이 된다.

가족들의 지원이 이어지자 잠시 주춤했던 꿈도 다시 움직이기 시작한다. 아버지가 암 투병하던 시절 인연을 맺었던 사람들을 찾아가 바이올린을 연주해드리고, 규모는 작지만 난생처음 영화에 배우로 얼굴을 비추는 새로운 도전에도 나선다.

눈앞이 갑자기 캄캄해지는 시련이 찾아와도 김빛날윤미 씨 안에는 돌아가신 아버지가 이름에 담아준 의미가 남아 있다. 아무도 꺼뜨릴 수 없는 긍정의 빛을 붙잡고 다시 반짝이기로 한다. 그래도 빛날 윤미니까.

1부 줄거리

바이올리니스트 김빛날윤미 씨에게 어느 날 갑자기 눈 문제가 생긴다. 시야가 예전 같지 않고 다시 돌아오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두려운 마음이 커진다.

그렇다고 일상을 모두 내려놓지는 않는다. 바이올린 녹음과 공연을 이어가며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다시 하나씩 찾아가고, 익숙했던 생활로 돌아가기 위해 움직인다.

그러던 중 안과를 찾아 다시 검사를 받는다. 이미 여러 가능성을 들으며 불확실한 시간을 보내온 김빛날윤미 씨에게 이번에는 예상하지 못했던 검사 결과가 들려온다.

안과 검사에서 예상치 못한 결과를 듣게 된 김빛날윤미 씨에게 가장 큰 두려움 중 하나는 앞으로도 사랑하는 아이들의 얼굴을 계속 바라볼 수 있을지다. 두 눈의 불편함과 새로운 검사 결과 앞에서도 아이들과 연주를 향한 마음을 지켜낼 수 있을까?

아이들의 얼굴을 보지 못할지 모른다는 두려움 속에서도 연주를 놓지 않는 김빛날윤미 씨의 첫 이야기는 9월 7일 월요일 오전 7시 50분에 방송되는 KBS1 ‘인간극장’ 6448회 ‘그래도 빛날 윤미 1부’에서 공개된다.

사진 : K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