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강, 이준영, 장규리가 음악 천재들이 모인 예술고등학교에서 피아노와 비올라를 사이에 두고 우정과 사랑, 경쟁을 쌓아간다. tvN 새 토일드라마 ‘포핸즈’는 클래식을 단순한 배경으로 두지 않고 서로 다른 연주 방식과 호흡을 세 사람의 관계 변화에 연결한다.
카덴차에서 갈리는 송강·이준영의 연주
작품을 보기 전 먼저 알아둘 음악 용어는 ‘카덴차(Cadenza)’다. 협주곡에서 오케스트라가 잠시 연주를 멈추고 독주자가 홀로 연주를 이어가는 구간으로, 정해진 흐름 안에서도 연주자의 기교와 해석을 가장 선명하게 보여줄 수 있는 순간이다.
극 중 피아니스트를 맡은 송강과 이준영도 카덴차에서 서로 다른 색깔을 보여준다. 송강은 섬세하고 정교한 연주를, 이준영은 강한 에너지로 무대를 밀어붙이는 연주를 선보일 예정이다. 같은 악기와 같은 무대 안에서도 두 사람이 음악을 받아들이는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카덴차는 실력뿐 아니라 두 인물의 성격과 경쟁 구도를 동시에 확인할 수 있는 장면이 된다.
송강이 맡은 인물은 늘 1등을 지켜온 완벽주의자이자 하루 10시간을 연습하는 노력형 피아니스트다. 반면 이준영이 맡은 인물은 오랜 공백 끝에 다시 피아노 앞으로 돌아오는 천재다. 한 사람은 반복된 훈련으로 완성도를 높이고 다른 한 사람은 본능적인 감각을 앞세우는 만큼 두 연주가 같은 방식으로 들릴 수 없는 구조다.
서로가 같은 피아노를 바라보면서도 다른 소리를 만들어내는 장면은 두 사람의 경쟁을 설명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처음에는 상대의 방식이 낯설고 불편할 수 있지만, 자신의 음악만 고집해서는 완성할 수 없는 연주가 이어지면서 두 사람이 서로의 차이를 어떻게 받아들일지도 관심을 모은다.
한 대의 피아노에서 시작되는 ‘포핸즈’
드라마 제목인 ‘포핸즈(Four Hands)’는 피아노 한 대를 두 명의 연주자가 함께 연주하는 방식을 뜻한다. 제한된 건반을 나눠 사용하기 때문에 자기 파트만 정확하게 치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상대가 들어오는 타이밍을 듣고 손의 움직임과 호흡을 맞추며 같은 곡의 흐름을 함께 만들어야 한다.
이 지점에서 송강과 이준영의 차이는 다시 한번 선명해진다. 엘리트 코스를 밟으며 자신의 자리를 지켜온 송강과 오랜 시간 피아노를 떠났다가 다시 건반 앞에 선 이준영은 출발점부터 다르다. 그러나 두 사람은 한 대의 피아노를 함께 연주하면서 상대의 템포와 해석을 피할 수 없게 되고, 하나의 곡을 완성하기 위해 조금씩 서로에게 맞춰간다.
두 사람은 경쟁자이면서 동시에 연주 파트너로 연결된다. 예술고 시절 함께 맞춘 포핸즈가 서로 다른 음악을 가진 두 사람을 얼마나 가까워지게 하고, 이후 경쟁 속에서는 어떤 기억으로 남는지도 주요 흐름이 된다.
포핸즈는 가까이 앉아 같은 건반을 공유해야 하는 연주다. 완벽주의적인 연주와 자유로운 연주가 한 곡 안에서 충돌할 수도 있고, 반대로 혼자 연주할 때는 만들 수 없었던 화음을 만들어낼 수도 있다. 두 사람이 경쟁을 이어가면서도 함께 음악을 완성해야 한다는 설정이 제목 자체와 맞물린다.
장규리의 비올라가 두 피아노를 만날 때
장규리가 연주하는 비올라도 세 사람의 관계에서 중요한 악기다. 비올라는 독주 무대에서 피아노 반주와 함께 연주하는 경우가 많고, 피아노가 화성과 리듬을 받쳐주면 비올라의 깊고 따뜻한 음색이 선율을 더한다.
장규리는 자신의 음악적 기준을 만족시켜줄 반주자를 찾는 비올리스트로 등장한다. 자연스럽게 피아노를 치는 송강과 이준영의 음악을 모두 듣게 되고, 서로 전혀 다른 스타일에서 각각의 매력을 발견한다. 한 사람의 피아니스트만을 중심으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두 연주를 비교하고 직접 호흡을 맞추는 과정에서 장규리의 음악적 선택도 변하게 된다.
앞서 공개된 학창 시절 모습에서는 장규리가 송강과 함께 학교생활을 하고 이준영과도 자연스럽게 어울린다. 피아노 두 대가 경쟁하는 구조에 비올라가 더해지면서 세 사람은 각자 다른 악기와 성격을 가진 동갑내기 친구로 연결된다.
반주자는 독주자의 뒤에 머무는 존재가 아니라 연주의 완성도를 함께 만드는 파트너다. 장규리가 어떤 피아노 연주에 더 강하게 끌리고, 송강과 이준영이 장규리의 비올라와 호흡을 맞추면서 자신의 음악을 어떻게 바꿔갈지도 클래식 장면을 따라가는 재미가 된다.
클래식으로 이어지는 우정·사랑·경쟁
송강, 이준영, 장규리는 음악이라는 공통분모 안에서 우정과 사랑, 경쟁을 경험한다. 카덴차에서는 두 피아니스트의 개성이 정면으로 비교되고, 포핸즈에서는 서로 다른 두 사람이 한 곡을 완성하기 위해 가까워진다. 비올라와 피아노의 조합에서는 장규리까지 합류하며 세 사람의 음악적 관계가 넓어진다.
클래식 용어를 미리 알지 못해도 연주 방식이 인물의 상황과 직접 연결되기 때문에 장면의 의미를 따라갈 수 있다. 송강이 완벽을 지키려는 순간과 이준영이 다시 음악으로 돌아오는 과정, 장규리가 자신의 귀를 만족시키는 연주를 찾는 흐름이 실제 음악의 차이와 함께 움직인다.
특히 같은 악기를 연주하는 송강과 이준영은 경쟁하면서도 포핸즈를 위해 상대의 연주를 들어야 한다. 여기에 장규리의 비올라가 더해지면서 세 사람은 혼자만의 실력으로는 만들 수 없는 음악을 경험하게 된다. 카덴차에서는 얼마나 다른지가 보이고 포핸즈에서는 얼마나 함께 맞출 수 있는지가 드러나는 셈이다.
서로 다른 연주로 출발한 송강과 이준영, 그리고 그 두 선율에 귀를 기울이는 장규리가 음악을 통해 어떤 관계를 만들어갈까?
사진 : tvN